[기자수첩]SW 업체들의 외도

이병희

 소프트웨어 업계의 최근 이슈는 외도다. 15년 동안 벌여온 소프트웨어 사업을 포기하는 곳이 생기는가 하면, ‘블루 오션을 찾는다’며 생뚱맞게 바이오 산업에 진출하는 곳도 있다. 이 같은 외도에 대해 소프트웨어 종사자들은 얼마나 어려웠으면 하는 안타까움을 내비친다. 국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장려정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아직 업체들의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 듯하다.

 기업도 생명체라고 볼 때 소프트웨어 업체의 외도가 절대 잘못된 일은 아닐 것이다. 기업의 수익성을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한다면 과감히 선택과 집중을 통해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취해야 할 것은 취해야 한다는 것이 경영의 기본이다. 어찌 보면 더 장려해야 할 덕목일 수도 있다.

 외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크게 현실 안주형과 해바라기형 기업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먼저 수년 전만 해도 해당 시장에서 명성을 얻었던 기업의 상당수는 현실 안주형이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현실에 안주해 제품의 신동향을 파악하는 데 소홀하거나 컴퓨팅 환경의 변화에 민첩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야말로 현재의 어려움을 스스로 자처한 부류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전공이 아닌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린다. 물론 대상은 소프트웨어 분야가 아니다.

 해바라기형은 주력제품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유행에 따라 ‘돈 되는 곳’이라면 여기저기 뛰어들었던 업체들을 뜻한다. 이들 업체는 ‘IT는 유행’이라는 믿음 속에 여러 소프트웨어를 개발, 판매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일부 업체의 경우겠지만 최근 바이오 산업에 뛰어드는 것도 유행에 따른 선택일 것이다.

 이렇게 보면 소프트웨어 업체의 외도를 소프트웨어 산업의 어려움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결과물만으로 몰아가는 것은 잘못이다.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응치 못했거나 자신의 역량은 고려하지 않고 유행에 너무 민감해 자초한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산업 태동기 때부터 갖은 어려움 속에 줄기차게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업체들은 오히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지금 우리 소프트웨어 업계에 필요한 것은 외도보다는 ‘전통’이다.

 컴퓨터산업부·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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