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과 BSI 간 제휴는 향후 통·방 시장에서 진행될 합종연횡의 신호탄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그간 유선통신사업자와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은 자신들이 강점을 갖춘 ‘전화서비스’와 ‘방송서비스’를 기반으로 각각의 시장에서 경쟁해 왔다. 그러나 통신과 방송이 융합되면서 1위 사업자들은 두 시장을 모두 장악하려고 나서는 상황이며, 반대로 2위 사업자들은 영역을 뛰어넘는 통·방 동맹을 통해 이에 맞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케이블방송의 경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는 가운데 막대한 투자비 부담을 느낀다”며 “통신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에 구미가 당기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통·방 시장에 미칠 파장=디지털케이블방송 시장은 이번 제휴가 성사될 경우 아예 1위 사업자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케이블방송 시장은 기존 아날로그 시장에서의 가입자를 전환시키기 때문에 아날로그 가입자 기반이 가장 중요하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케이블넷과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의 가입자 규모는 130만∼180만명이다. DMC사업자인 KDMC가 태광산업계열MSO와 온미디어계열MSO를 바탕으로 43개 SO, 460만 가입자 확보했다고 밝힌 상황이다. BSI는 현재 HCN·드림씨티방송·강남케이블TV를 확보해 130만 정도며, 하나로 협업 30여 SO가 200만∼240만명 규모다. 30여 SO 중 현재 KDMC 기반 가입자로 구분된 SO도 다수 존재해 DMC 시장에서 BSI가 최대 규모를 노릴 위치에 올라선다. 통신시장에선 하나로의 기반 강화로 이어진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증가보다는 기존 가입자 수성카드다. 현재 하나로 협업 SO의 경우 언제라도 더욱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로 옮겨갈 가능성이 상존한다. BSI와 제휴해 디지털신호까지 SO에 제공할 경우 경쟁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2강 구조를 강화할 수 있는 셈.
◇변수는 ‘SO’=이번 제휴의 핵심은 하나로 협업 SO들이다. 정작 하나로와 초고속인터넷 협업을 진행중인 30여 SO가 BSI 디지털신호를 거부하고 경쟁사업자인 KDMC를 택하면 껍데기뿐인 제휴로 전락한다.
BSI는 경쟁 DMC보다 유리한 조건을 SO에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DMC에서 SO까지 연결된 백본망 비용을 BSI가 부담할 방침이다. 하나로텔레콤은 그간 초고속인터넷 협업을 통해 SO들과 쌓아온 신뢰와 비즈니스 모델을 강조한다.
두 회사의 제안이 매력적인 이유는 개별 SO들이 TPS인 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 디지털방송 등에 독자 진출하기엔 투자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O들이 통신에 투자하는 순간 투자 비용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나로와 BSI는 향후 TPS 통합 박스의 보급를 추진하는 데까지 협의를 진행중이다. 개별SO로선 가장 큰 위험요소로 꼽히는 셋톱박스 투자라는 고민을 해소할 길이기도 하다.
◇전망=현재로선 윈윈 모델인만큼 계약 성사가 유력시된다. 그러나 의외의 변수를 무시하기 어렵다. 하나는 SO 저변에 깔린 ‘반 통신사업자’ 정서다. IPTV로 대변되는 통신사업자의 방송 시장 진출에 견제의식을 갖고 있다. SO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해관계를 떠나서 SO 소유주들의 생각은 또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SO들도 이제 기업으로서 이해득실을 가장 중시하는 풍토가 자리잡았다”며 “두 회사가 좋은 조건만 제공한다면 이번 통·방 동맹이 열매를 맺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손재권기자@전자신문, hcsung·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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