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 e메일 운동 당신은 하시나요?"

“슬로(Slow) e메일 운동을 아십니까?”

새너제이에 위치한 IBM의 알메이든 리서치센터 댄 러셀 수석 매니저는 메일에 답장을 쓰면서 “슬로 e메일 운동에 동참하세요! 하루에 2번만 메일을 읽읍시다”라는 메시지를 포함해 보낸다.

슬로 e메일 운동은 불필요한 e메일 송수신을 자제해 업무 집중도를 높이자는 게 핵심이다. 러셀은 읽지 않은 메시지를 하루에 두번만 서버에서 가져오도록 메일 프로그램을 세팅했다. 빠른 답신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지루한 일일 수도 있지만, e메일 송수신에 소요되는 시간을 반으로 줄여 하루에 두시간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러셀의 생각이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 베리타스의 마케팅 부서는 일주일에 한번, 금요일에는 부서원들끼리 e메일을 주고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물론 다른 부서 직원이나 고객들과의 메일 송수신은 예외다. 이는 베리타스의 제레미 버튼 부사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버튼 부사장은 어느날 자신의 메일박스에 하루 400개의 메일이 쌓인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이를 읽어보고 답장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자 묘안을 생각해 낸 것이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직원들은 얼굴을 직접 보면서 업무를 처리, 커뮤니케이션 오류에 따른 시간낭비를 줄여 효율성을 높였다. 물론 버튼 자신의 메일박스에 담긴 메일은 반으로 줄어들었다.

이같은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최근 기술의 발달로 직장인들이 온라인에 접속해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기업문화 자체도 인스턴트 메시징 소프트웨어를 꺼놓거나 e메일에 빠르게 답변하지 않는 사람은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로 변했다.

직장인들은 3분마다 전화나 e메일 인스턴트 메시지 등으로 방해를 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문제는 직장인들이 다시 업무에 집중하는데 드는 시간이 8분이라는 점이다.

‘In Praise of Slowness’의 저자이자 저널리스트 칼 오노어는 “일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은 디지털 통신기기들이 오히려 중요한 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HP가 올초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국인 성인의 62%가 e메일에 중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회의중이나 퇴근후, 심지어 휴가중에도 e메일 메시지를 확인한다. 또 직장인 중 절반은 e메일에 대해 즉시 또는 한시간내에 답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스닥 상장업체의 CEO인 밥 그레펠드는 “비행기만이 유일하게 방해받지 않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요즘은 비행기에서도 광대역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작은 반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업 구성원들이 자체적으로 벌이는 ‘슬로 e메일’과 같은 운동 외에 소프트웨어 자체에서 메시지 송수신을 제한하도록 세팅하는 기능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카포셀라 부사장은 “소프트웨어가 알아서 업무 시간에 쓸데없는 메시지를 막아준다고 생각해 보라 ”며, “내년 출시예정인 오피스12는 이같은 커뮤니케이션 메카니즘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IBM도 로터스 워크플레이스 다음 버전에서 스케줄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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