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기업]권문용 강남구청장

Photo Image

지난 6일, 진주시 경남문화예술회관. 진주시와 서울 강남구청이 공동 주관한 ‘2006대학입시설명회’에 은은한 목관 5중주의 선율이 울려퍼졌다.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이 축하공연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연주자가 있었다. 깔끔한 의상을 차려입고 멋드러지게 호른을 연주한 권문용(63) 강남구청장이다.

권문용 구청장에게 이날 행사는 감회가 남다르다. 개국 1년 만에 15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강남구청인터넷수능방송(http://www.ingang.go.kr)의 대치동 유명 강사들이 총출동해 진주의 입시생들에게 최상의 입시 전략과 정보를 소개했다.

권 구청장이 강남구청인터넷수능방송 사업을 구상하게 된 계기도 이처럼 ‘나눔을 통한 교육 기회의 균등’을 고민하면서부터다.

“지난 2003년말 강남구 내에서도 소득 격차가 심한 수서동의 한 장애인 어머니로부터 자신이 전자부품을 수거해 번 돈 10만 원을 아들의 과외비로 써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듣게 됐습니다. ‘사교육 일번지’로 통하는 강남구가 결자해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습니다”

권 구청장은 그 해답을 인터넷에서 찾았다. 강남구청은 전체 구 민원서류 200만 통 중 50%를 전자민원시스템으로 해결하고 올해 구 세수 1조 3000억 원 중 5000억 원 이상을 인터넷으로 납부받는다는 목표다.

그만큼 전국 지자체 중 인터넷을 활용한 혁신 사례를 가장 많이 배출한 권 구청장은 사교육비 문제도 인터넷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이었다. 지난해 6월 개국 이후 15만 명의 회원이 등록했고 하루 5만 여명이 6만건의 수능강의 주문형 비디오(VOD)를 시청하고 있다. 15만 명이 사설 온라인 수능 사이트 강좌를 수강할 때와 비교해서 약 1000억 원의 교육비 절감 효과도 거뒀다. 오프라인 학원 수강료를 따지면 조 단위의 사교육비는 줄였다는 게 권 구청장의 추산이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DVD급 초고화질 동영상 수능 강의를 선보여 시선을 끌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인터넷수능방송 사업을 통해 전국의 수험생들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과 강남구의 인터넷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는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는다. “너무 행복하다”고 연신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강남구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출발했지만 양질의 강의를 듣고자 하는 지방 학생들의 요구가 이어지면서 강남구청의 수능 콘텐츠를 애플리케이션임대방식(ASP)으로 전국 지자체에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달까지 30여 개 지방 정부에 콘텐츠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권 구청장은 강남구 주민들에게 강남구의 세금으로 구축하고 개발한 콘텐츠를 전국 학생들과 공유하는 방안에 대해 인터넷 투표를 실시해 89%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인터넷직접민주주의의 모델을 하나씩 실천해가고 있다는 자부심도 대단하다.

틈 날 때마다 탐독하고 있다는 그리스·아테네 직접 민주주의의 이념을 다룬 책의 구절을 줄줄이 외우고 다니면서 ‘시민의식’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다닌다.

지난 67년부터 15년간 가까이 경제기획원에 몸담은 이후 95년 초대 민선 구청장에 당선된 그는 구정 활동 11년째를 맞이하는 올해도 꾸준히 혁신을 꿈꾸고 있다.

“구정 살림이 10년 전 2000억 원에서 올해 45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지만 인력은 1800여 명에서 1200명으로 줄었습니다. 인터넷과 아웃소싱 등을 적극 활용한 덕분입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사진: 권문용 강남구청장은 인터넷을 행정과 교육에 접목해 새로운 강남구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인터넷수능방송을 통해 전국의 수험생들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는 강 구청장은 “이 때문에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