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선로공동활용제도(LLU:Local Loop Unbundling)가 개점휴업 상태다.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등 후발사업자들은 사실상 LLU 참여 포기를 선언했고 KT는 LLU가 제도를 만든 때와 상황이 달라졌다고 인정했다.
19일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 관계자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은 올 상반기까지 LLU 개통 실적과 누적 가입자 수를 조사한 결과 누적 실사용자는 930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1%에도 못 미치며 개통률은 50% 수준이라고 밝혔다.
데이콤은 높은 망 이용 대가에 비해 효율성이 부족, LLU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며 사실상 불참을 선언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LLU를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려는 대상지역이 KT 전화국과 멀어지면서 품질이 저하됐으며 타 서비스에 비해 경쟁력이 약해 개통이 돼도 해약이 다수 발생해 유지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정통부의 감시와 KT의 협조 없이는 LLU를 더는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데이콤 측도 “가정 및 유선시장 매출이 낮고 망 이용 대가는 비싸다”며 “LLU는 제도는 만들어 놨지만 실질적인 어려움이 있어 활용을 못 하고 있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LLU 이용 사업자의 투자비와 고정·변동비가 과다해 LLU 고도화 추진이 어렵고 HFC 등 타매체에 비해 이용자 평균매출액은 낮다. 양사는 LLU를 이용한 현장개통 및 장애처리를 위해서는 제공사업자인 KT 전화국 출입이 불가피, 시간과 돈이 특히 많이 들며 KT의 협조 없이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T는 후발사들의 전략적 목표에 따라 도심지역은 LLU보다 직접 가설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기타 지역에서는 아예 서비스와 투자를 안 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즉 비용이 높으면 망 구축을 포기하고 낮으면 직접 구축하려는 사업자의 이해관계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LLU 활성화를 위해 망 이용 대가를 낮추고 전담반 구성, 고시 제정 등의 노력을 했으나 결과적으로 시대에 안 맞는 정책이 됐다”며 “LLU를 유효경쟁의 명분이 아닌 실제 유효할 만한 정책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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