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유명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MP3플레이어와 LCD TV 업계가 희비쌍곡선을 겪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MP3플레이어는 ‘흐림’, LCD TV는 ‘맑음’이다.
MP3플레이어 분야는 애플·소니에 이어, 이 달부터 올림푸스가 진출하면서 ‘국산제품 대 외산제품’ 대결구도가 정착되고 있다.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이들 기업이 저가형 제품을 대거 공급하면서 새로운 세력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외산제품군’으로 분류될 만큼 이들의 입지는 넓어졌고, 그만큼 국내 업체의 세력이 위축된 셈이다.
모니터 제조업계는 외국업체 진입이 오히려 반갑다. 최근 델은 24인치 LCD 모니터를 130만원에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에 나섰다. HP, 델, 소니도 조만간 이와 비슷한 가격으로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인치대 모니터 시장 확산이 예상된다.
◇MP3플레이어 가격탄력성 허약=MP3P는 가격에 민감하다. 조금만 가격이 떨어지면 시장 전체가 출렁인다. 사파미디어·에스캠·현원이 저가제품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자 단박에 4위권에 오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외국계 업체들이 가격을 하향조정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면 일정 부분 잠식이 가능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거기에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대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디자인과 성능에서도 우수하다.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경쟁력도 갖췄고, 대규모 마케팅도 가능하다. 가격과 디자인이 구매 포인트인 것을 감안하면, 외산이 국내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탄약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최근에 소니 시장점유율이 줄 정도로 외국기업이 국내 MP3P 시장에 진입하기란 쉽지 않다”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가격 덕분에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위기감을 감추지 않았다.
◇LCD모니터, 헬로우 외국업체=LCD모니터에서는 저가경쟁에 나선 델을 환영한다. 외국기업 공세에 채산성이 악화될 수는 있지만 AS조건등에서 차이가 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첫번째 이유는 시장 확산. 20인치대의 LCD모니터 시장이 주력으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로 보기 때문이다. 17, 19인치에 비해 20인치 이상 대형 모니터는 마진도 커, 알찬 순익을 올릴 수 있다. 매출과 순익을 동시에 올릴 수 있어 ‘신천지’인 셈이다.
두번째 이유는 ‘싼게 비지떡’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인치 이상 대형 모니터를 내놓았지만 ‘싸다’는 이유로, 중소기업 제품이라는 이유로 소비자 반응이 시큰둥 했던 것이 사실. 델의 130만원대 신제품 출시는 100만원대 제품이 싸구려가 아닌 좋은 제품을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외국 업체 공세는 커질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중소기업 제품도 성능과 디자인 측면에서 개선됐기 때문에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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