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 박영우(25) 팀장. 그는 그라비티의 산증인이다. 지난 99년 그라비티가 하나의 팀으로 활동할 때 입사한 뒤 ‘악튜러스’ ‘라그나로크’ 등 그라비티 대표작 개발에 모두 참여했다.
한 때 ‘라그나로크’ 기획팀을 이끌었던 그는 현재 그라비티의 비밀병기 ‘라그나로크2’ 프로젝트 매니저(PM)로 활약중이다.
‘라그나로크2’는 지난해 대한민국게임대전에 살짝 공개돼 단번에 기대작 1순위에 오른 게임이다.
게임을 하는 것보다 만드는 것이 더 재미있다는 그는 ‘라그나로크2’는 전작을 계승하면서도 그래픽과 게임성에서는 혁신(innovation)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팀장에게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50여명이 넘는 개발진을 이끌고 있지만 그의 나이는 고작 스물다섯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는 게임판 7년차다.
지난 99년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전 그라비티에 입사했다.
“사실 고2때 대학이 저의 진로가 아니라고 결심했어요. 부모님을 설득해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직업학교로 전학을 갔어요.”
# ‘고3’에 게임판 투신
평소 게임에 푹 빠져 살던 그는 마침 친구 형의 소개로 그라비티에 입사했고, 바로 기획팀에 투입됐다.
처음에는 PC게임 ‘악튜러스’ 기획팀에서 허드렛 일로 시간을 보냈지만 나중에는 ‘라그나로크’ 기획을 이끄는 핵심 개발자로 변신했다.
그는 ‘라그나로크’가 상용화에 들어가고 6개월간 ‘에피소드2’ 업데이트를 진두지휘했다.
“온라인게임은 PC게임과는 확연히 달랐어요. 그래서 ‘라그나로크’를 개발할 당시, 그라비티의 테마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것이었어요. 돌이켜보면 이같은 전략이 성공요인이었던 것 같아요.”
이 때문에 ‘라그나로크2’ 개발도 비슷한 컨셉트로 잡혔다. 일단 ‘라그나로크’의 장점을 고스란히 계승하면서 그래픽, 커뮤니티성, 게임성 등은 진일보시키겠다는 것이다.
# 키워드는 게임성 강화
요즘 박 팀장의 최대 관심사는 게임성이다. 온라인게임은 PC게임이나 콘솔게임보다 액션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라그나로크’를 개발하면서도 ‘악튜러스’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구현하지 못하는 것을 무척 안타까워 했다.
“MMORPG는 패키지 게임처럼 액션을 동기화하는 것이 무척 어려워요. 항상 MMORPG를 만들면서 느끼는 아쉬움이죠. 하지만 MMORPG는 커뮤니티성이 강한 게 매력이에요. 커뮤니티를 통해 작가 의도하지 않은 부문까지 게이머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니까요.”
그래서 그는 항상 ‘라그나로크2’에 패키지 게임의 장점을 접목하려고 애쓴다. 최근에는 휴대형 게임까지 꼼꼼히 체험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간단하지만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게임이 휴대형 게임에는 많기 때문이다. 여러 게임을 해보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라그나로크2’에 접목하기도 하고, 차기작을 위해 아껴두는 ‘직업병’까지 생겼을 정도다.
# 게임 기획자에 ‘올인’
유치원 때부터 게임을 즐겨온 그는 게임 기획자가 천직이다. 독특한 게임을 만나면 모든 관심이 그것에 빼앗기기 때문이다.
한 때 ‘리니지’ 폐인이었던 그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출시된 이후에는 ‘WOW’의 세계에 빠져 감탄사를 남발했다. 최근에는 주인공 캐릭터가 이상한 공으로 지구의 물건을 이리저리 붙여서 새로운 별을 만드는 ‘괴혼’이라는 PS2 게임을 보고 무릎을 치기도 했다.
“게임은 그래픽과 테크닉 보다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게임이 바로 ‘괴혼’이라고 할 수 있어요. 게임 기획자가 가장 열등감에 빠져들 때가 이처럼 허를 찌르는 기획을 만났을 때죠.”
하루 10시간 이상 게임 기획에 매달리는 그는 기획이 돋보는 게임을 만나면 흥분된다고 했다. 일종의 라이벌의식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요즘 ‘라그나로크2’를 개발하면서 하나의 희열을 느낀다. 경쟁작이 잇따라 출시될 것이라는 뉴스를 들을 땐 더욱 그렇다.
“옛날에는 게임을 하는 게 즐거웠죠. 이젠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더욱 즐거워요. 재미있게 만들어야 게임도 재미있는 법이잖아요.”
그는 이르면 올 하반기 공개될 ‘라그나로크2’가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게임 개발에 평생을 바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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