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게임의 박영수(44) 대표이사 사장은 호탕한 웃음과 시원시원한 말투, 좌중을 압도하는 분위기를 가진, 한눈에 봐도 장수 스타일의 사나이다.
자신은 복이 많아 스스로 ‘복장’이라고 부른다며 앞으로 그렇게 불러 달라는 말을 스스럼 없이 던진다. 그가 엠게임의 대표로 온 것은 작년 6월 30일. 이제 딱 일년 지났을 뿐이지만 회사는 달라졌고 엠게임은 급물살을 타며 쑥쑥 성장하고 있다.
10년 간의 직장 생활을 마친 한 남자가 인쇄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노리는 것은 책자와 출판물이 아닌 초대형 인쇄였다. 대형 인쇄물들은 많은 돈이 오고 간다. 하지만 당시에는 인쇄를 컨트롤할 수 있는 관련 프로그램이 모두 ‘외제’였고 국산은 없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프로그래머에게 직접 의뢰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만난 사람이 손승철 엠게임 사장이다. 인쇄사업을 시작한 사람은 박영수 대표다. 그 때 손 사장은 중앙대학교 대학원생이었다.
운명의 만남을 가진 이 두 사람은 조금씩 업을 쌓기 시작했다. 손 사장은 인쇄 장비와 관련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박 대표의 사업에 많은 도움을 줬다. 그러다 손 사장도 창업을 하기로 결심, 박 대표는 자신의 사무실을 반으로 갈라 손 사장과 함께 사업을 벌여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 사장은 게임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미래의 총망받는 사업으로 게임이 가장 유망하다고 판단내린 것이었다.
# 선택과 집중으로 이끈다
손 사장이 이끄는 엠게임은 비교적 순탄한 항해를 지속했으나 똑 부러지는 맛이 없어 업계에서 어중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손 사장은 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항상 곁에 있었던 박 대표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많은 조언을 해줬다. 그러다 박 대표는 2004년 6월 30일 엠게임의 대표 이사가 됐다.
“10년 동안 같은 사무실에서 많은 얘기를 나누며 매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어요. 제가 엠게임 대표이사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고 생판 몰랐던 사람을 갑자기 데려올 손 사장도 아니죠. 회사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할까요.”
엠게임은 조직이 급속히 팽창했지만 모두 개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조직에 대한 경험이 미숙했고 제대로 된 관리자가 절실했다. 손 사장도 경영보다는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회사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박 대표의 영입 얘기가 내부에서 나온 것이다.
엠게임의 대표직을 받아 들인 박 대표는 ‘선택’과 ‘집중’에 목숨을 걸었다.
“엠게임이 십시일반이었잖아요. 그래서 진짜 하나 똑똑하게 키워보자고 다짐했고 전 직원들에게 알렸습니다. 엠게임도 대박 게임 만들어 보자고요. 그게 ‘열혈강호’고 ‘영웅’이었습니다.”
엠게임은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타이틀만 50여 개가 넘는다. 하지만 무엇하나 뚜렷하게 내세울 수 있는 작품이 없다. 모두 고만고만한 게임들이 오밀조밀 모여있을 뿐이다. 그래서 박 대표는 회사의 모든 역량을 ‘영웅’과 ‘열혈강호’에 집중시켰다. 결과는 대성공. 창사 처음으로 ‘열혈강호’가 대박의 기운을 뽐내며 쾌속 순항을 거듭했고 그 뒤를 이은 ‘영웅’도 반응이 뜨거웠다.
# 온라인 게임은 마라톤
하지만 박 대표는 ‘열혈강호’와 ‘영웅’이 성공하기 전까지 심적 부담을 크게 받았다. 게임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옆에서 줄곧 지켜봤다지만 다른 회사의 대표가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엠게임 대표로 오면서 제일 좋아하는 몇 가지 것을 당분간 안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골프입니다. 골프치는 것을 중단했죠. 제 나름대로는 굳은 각오와 결의를 다진 것입니다. 하하하.”
박 대표는 운동을 좋아하고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성격이라 골프 대신 등산을 하기 시작했다. 주말마다 북한산을 탔다. 산을 오르내리면서 체력을 튼튼히 다지고 산 정상에서는 정신을 맑게 만들었다.
그의 선택과 집중은 엠게임이라는 조직에 힘을 불어 넣었고 2003년 적자였던 회사를 2004년에 곧바로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400억원이 목표다.
그런데 그는 한 가지 비밀을 털어놨다. ‘영웅’과 ‘열혈강호’의 오픈 시기를 두고 고민을 했다는 것. 두 게임 모두 이미 서비스가 가능한 상태였는데 대중적인 작품을 먼저 오픈하자는 판단으로 ‘열혈강호’를 먼저 발표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석달 뒤 더욱 가다듬어 진 ‘영웅’을 내놨던 것. 그의 결정은 멋지게 맞아 떨어졌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박 대표는 회사 내부에서 많은 신뢰를 얻었다. 박 대표는 지금부터는 동시접속자수를 잘 유지하는게 관건이라며, 온라인 게임은 끝없는 마라톤과 같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 해외 정리 착수 ‘글로벌화 추구’
이제 그는 해외의 엠게임 자식들을 ‘교통정리’하길 원한다. 엠게임의 작품 중에서 해외로 진출한 게임은 의외로 많다. 하지만 큰 그림을 그리지 않고 각개전투식으로 수출이 전개됐기 때문에 소위 말해 ‘따로 논다’. 박 대표는 이를 엮어 큰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것이다. 박 대표가 말한 교통정리란 이런 의미다.
“저희처럼 알게 모르게 해외로 수출을 많이 한 회사도 없어요. 그런데 단순 판매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풍부한 콘텐츠를 지닌 엠게임은 해외에서도 확실히 좀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짚어 보고 싶어요.”
박 대표는 현재 일본 업체들과 접촉을 자주하며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를 하나로 묶는 방법론을 심사숙고 중이다. 2005년을 넘기기 전에 일본 파트너를 선정하고 마스터 플랜을 세워볼 생각이다. 그래서 엠게임의 글로벌화를 실현시킬 계획이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무엇이든 하고 싶은 말을 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더니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결국 신뢰입니다. 살벌한 비지니스 세계에서 신뢰는 목숨처럼 여겨야 합니다. 회사 직원들은 물론이고 해외 파트너들에게도 강한 신뢰를 줘야 합니다. 그래야 꾸준한 관계를 가질 수 있고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는 겁니다. 한 번 같이 일한 상대는 다음에 스스로 찾아 오게 만들면 사업에서 절반은 성공한 것입니다.”
<김성진기자 @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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