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사이언스 마스터스

 ◆사이언스 마스터스, 제러드 다이아몬드 외 지음·임지원 외 옮김·사이언스북스 펴냄

 왜 섹스는 즐거운가. 우주는 영원히 존재할까 아니면 종말을 맞을까. 암은 왜 생기며 인류는 암과의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세상에 대한 의문은 대부분 과학의 범주에서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고의 과학자들로부터 최신 연구성과가 반영된 해석을 들을 수 있다면 과학적 지식과 열정을 해소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대우주를 다루는 천문학에서 인간이라는 소우주의 핵심인 뇌과학에 이르기까지 과학계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들을 알기 쉽게 소개한 과학교양서적이다.

 영국 오리온 출판그룹의 회장 앤서니 치텀과 출판 에이전트인 존 브록만이 공동 기획한 이 책은 전 22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이언스북스는 그중 1차분으로 ‘섹스의 진화’ ‘원소의 왕국’ ‘마지막 3분’ ‘인류의 기원’ ‘세포의 반란’ 등 5권을 내놓았다. 흥미로운 주제에 걸맞게 이 책들의 필진도 화려하다.

 칼 세이건의 전 부인으로 공생진화론의 창시자인 린 마굴리스와 퓰리처상을 수상한 과학저술가인 제러드 다이아몬드, 우주 해설가인 폴 데이비스, 인류학의 대가 리처드 리키, 최고의 진화 생물학자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리처드 도킨스와 에른스트 마이어 등이 저술에 참여했다.

 1권인 ‘섹스의 진화’에서는 섹스에 중독된 인간의 진면모를 분석했다. 이 책에서는 인간만의 독특한 성적 습성은 인간의 문화적 특징을 갖추게 한 요소로 지적돼 왔던 ‘직립보행’이나 ‘커다란 뇌’ 못지않은 비중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로 인해 임신과 출산, 육아, 혼외정사, 경제활동이 비롯됐다는 것이다. 특히 남성들의 주 역할인 ‘처자식 부양=사냥’이라는 종래 학설을 뒤짚는 ‘대체 남성은 어디에 쓸모가 있을까’ 등이 읽을 만하다. 포유류에서 암컷이 자식 양육에 더 많은 책임을 지게 된 원인, 일부일처제 짝짓기 시스템, 남성이 경제적으로 큰 이득이 없는 사냥에 몰두하는 이유, 여성이 폐경을 통해 출산과 육아의 고통에서 벗어나 사회 문화의 전승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 등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담겨 있다.

 2권, ‘원소의 왕국’은 무미건조한 주기율표 속에 담긴 원소들에 얽힌 이야기로 주기율표의 원리와 역사, 원자의 구조 등 어려운 화학적 개념들을 알기 쉽게 풀이했다.

 또 3권, ‘마지막 3분’은 폴 데이비스의 우주종말 시나리오다. 우주의 출발점이 된 대폭발에서 대붕괴까지, 물질과 반물질의 양자의 세계에서 블랙홀까지 현대 물리학의 최신 성과를 담았다.

 제4권 ‘인류의 기원’은 최초의 인간을 찾아 나서는 인류학자들의 이야기다.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과 다지역 진화설, 인류학의 최대 의문 중 하나인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등을 소개한다.

 5권 ‘세포의 반란’은 암 세포의 비밀과 암치료 연구의 역사를 전한다. 굴뚝청소부, 흡연자, 손목시계 공장의 직공, 우라늄광의 광부 등 암에 많이 걸리는 직종에 대한 분석에서 시작된 암 연구의 사례와 과학자들의 고민, 치료법 등의 과정을 담았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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