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가 쇠락한다…대안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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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공단의 한 휴대폰 부품업체에 근무하는 J과장은 회사 출근 때마다 곤욕을 치른다. 부품 업체가 밀집해 있는 남동공단은 인천 시내인데도 불구하고 대중교통 수단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 공단 인근 동춘역에서 출발하는 순환버스가 하나 있지만 출퇴근 시간 수요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남동공단에는 자체적으로 통근버스를 운영하는 업체가 많다.

 중견 부품업체 L관리부장은 “부품생산 라인은 숙련된 직원이 경쟁력인데 통근버스를 운영하지 않으면 금방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열악한 대중교통 상황은 반월·시화공단도 마찬가지다. 안산역 인근에는 공단지역을 전문 운행하는 택시들도 있지만 아무리 가까워도 별도 추가요금을 각오해야 한다. 주차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 공단 내 간선도로는 이미 불법주차 차량이 점령한 지 오래다. 도로 양쪽의 불법주차로 승용차도 지나기 힘든 좁은 도로를 화물을 가득 실은 대형 트럭들이 곡예 운전을 하며 다닌다.

 반월공단 일부 지역에는 초고속인터넷(ADSL)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중소업체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전용선을 쓰고 있다. 블록별로 간단한 음료수나 간식을 파는 컨테이너로 만든 매점이 유일한 휴식공간이자 문화시설이다.

 부품 장비업체 K이사는 “공단지역에 음식물 처리와 같은 혐오시설이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반월·시화공단을 비롯한 경기도 내 산업단지 4곳이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교통·환경·문화·정보통신 등 모든 인프라 면에서 기존 산업단지는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경제자유구역이나 기업도시와 같은 새로운 산업집적지의 역할은 강조되는 데 반해 흔히 ‘공단’이라 불리는 전통적인 산업집적지인 산업단지는 시설노후화, 기반시설 부족, 업종구조 취약 등으로 생산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 산업단지를 관리하는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이 작성한 최신 ‘클러스터 정책보고서’에서도 전통 산업단지의 입지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새로운 산업집적지 조성에 앞서 기존 산업단지의 유지·보수 및 재정비 지원부터 서둘러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특히 도로, 주차시설, 정보통신 및 에너지 인프라, 문화 및 여가 공간 확충 등을 산업단지 입주기업과 근로자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아울러 제조업의 서비스화, 산업의 융합화 등에 따른 연구·물류·디자인·패션·ICT 등 지원 기능 강화와 오염원 무배출을 지향하는 자원순환형 생태산업단지(Eco-Industrial Parks) 조성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성창모 인제대학교 총장은 “미국 보스턴 하이테크 산업도로나 실리콘밸리 지역처럼 우리나라도 산·학·연 클러스터화를 통해 쾌적한 자연환경과 교육·문화·생활 인프라 등 정주 환경을 갖춘 복합·생태형 산업단지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품·소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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