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생산라인 구축 고객요구 최대한 반영
`고객 생산라인을 갖추고 맞춤형 부품·소재를 생산한다.`
고객 업체와 유사한 생산라인을 직접 구축하거나 임가공 설비를 도입, 부품·소재를 개발하고 성능을 높이는 중소 전문업체들이 늘고 있다.
새로 개발한 부품·소재가 실제 생산라인에서 어떤 특성과 기능을 보이는지를 파악해야 고객 요구에 꼭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기 때문. 특히 첨단 소재는 모든 조건이 동일해도 실제 라인에 투입했을 때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 생산라인 적용은 소재 개발의 필수 코스다.
그러나 신제품 도입에 따른 수율 저하 우려와 함께 양산테스트를 위해서는 생산라인을 일정기간 중단해야 하는 등 부담이 커 중소업체가 대기업 생산라인을 이용해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신제품 장점과 안정성을 아무리 설명해도 생산라인 적용을 허락받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OLED 소재를 생산하는 루디스(대표 이장원)가 공장을 건설하며 아예 OLED 패널을 생산하는 팹(Fab)을 따로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최적의 OLED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노광·증착·인캡 장비 등 주요 공정 장비를 갖춘 소규모 라인을 구축한 것. 장비 투자비만 20억원 넘게 들었다.
루디스는 개발중인 소재를 이 라인에 적용하면 제품 특성을 곧바로 파악할 수 있다. 이 회사 신성호 연구소장은 “국내 OLED 소재 업체 중 실제 팹을 갖춘 것은 루디스가 유일하다”라며 “공정 적용을 거친 맞춤형 소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연솔더 업체 에코조인(대표 고명완)도 공장 내에 솔더 작업을 하는 리플로 라인을 구축했다. 자체 리플로 라인의 솔더 공정에서 나타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사들에 맞춤 솔더를 만들어 준다. 이 회사 고명완 사장은 “무연솔더는 라인 적용이 까다로와 중소 생산업체 입장에선 다루기 힘든 면이 있다”며 “실제 라인 테스트를 통해 고객사마다 상이한 솔더 특성을 보다 정확하게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인쇄회로기판(PCB) 장비 및 화학약품 업체들도 특정 공정을 처리하는 임가공 라인을 구축하고 제품 품질을 직접 눈으로 확인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PCB 장비업체 제4기한국(대표 백태일)은 플라즈마 방식 디스미어 및 세정 장비를 갖춘 임가공센터를 가동중이다. 화학약품업체 에스디씨(대표 우형종)도 화학 및 전해동도금 라인을 구축하고 자체 화학약품을 활용해 동도금 외주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백태일 제4기한국 사장은 “자체 장비나 약품을 활용한 외주사업을 통해 수요업체들로부터 제품 신뢰성을 확보하고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부가적으로 임가공 매출도 올리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한세희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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