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공급업체 영업담당임원이나 전문 컨설턴트에서 최고정보화책임자(CIO)로, CIO에서 다시 영업담당임원으로.
수요 공급처간의 ‘역할 바꾸기’가 한창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런 현상은 특이 사항으로 주목받았지만,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제는 ‘벤더-수요처-벤더’로 두번 이상의 터닝을 한 IT전문가들도 등장하고 있다.
영업담당에서 CIO로 변신은 특정 고객에 대한 밀착 영업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아예 조직 내부로 들어와 변화를 맡아달라’는 요구에서 비롯한다. 특히 전사자원관리(ERP)나 경영혁신(PI)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책임자급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
아남반도체 CIO였던 양희천 부사장은 SAP코리아 컨설팅 및 교육담당(필드서비스사업본부) 부사장으로 ‘재변신’ 했다. 양희천 부사장은 IBM·삼성SDS·액센츄어 등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아남반도체 CIO로 옮길 때 이미 화젯거리가 된 바 있다.
최근까지 삼성SDS에 재직하던 이철환 상무는 한국개인신용 CIO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SDS 재직 시절 기술연구소에서 ‘프레임워크’ 개발을 주로 했던 이 상무는 신용정보업을 새로 허가 받은 회사의 IT인프라 정비에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올 초 베어링포인트 컨설턴트였던 변명섭 상무가 동국제강 CIO로 변신한 경우는 동국제강 그룹의 PI 성공 의지에서 출발한 경우다. 변CIO는 동국제강으로 이적 전까지 현대자동차 PI를 맡아 수행했다.
황연천 전 인포섹 사장이 KT 정보시스템본부장으로 옮긴 경우는 반대의 이유로 볼만하다. KT가 IT부서의 역할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의 관점으로 재정립하는데, ‘을’의 경험이 많은 외부인이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황 상무는 효성을 비롯해 한국IBM·필립스·한국CA 등 IT 전문 기업 근무 이력이 화려하다.
이밖에 황시영 베니트(옛 라이거시스템즈) 전임 사장은 전사자원관리(ERP) 및 PI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는 현대중공업 CIO로 발탁됐다. 황 전무는 삼성SDS를 비롯 현대전자, 현대정보기술 등 IT서비스 업체 근무 이력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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