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ASP산업의 잠재력

IT벤처업계에 종사한 지도 7년이 훌쩍 지나갔다. 뒤돌아보면 참으로 험난하고 어려운 과정이었다. 특히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산업은 매우 힘든 여정을 지나온 것 같다.

 세계적으로 앞서 있다는 국내 IT시장에서 ASP 형태의 온라인 서비스가 제시된 지도 상당한 기간이 흘렀다. ASP 기반의 전사적 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업종별 협업관리 등 다양하고 수많은 서비스가 막연한 기대하에 시도되었다. 그러나 시작 때의 기대와는 달리 사업 특성상 초기 투자비 과다, 수익 회수 장기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상당수 업체와 서비스가 명멸해 왔다. 전자세금계산서 ASP 시장을 보더라도 수년이 흘렀지만 아직 진입 단계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정착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간 ASP의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국민경제적 차원에서의 중복 투자 방지와 이용 편리성 및 비용 절감이라는 견지하에 정부의 다양한 지원과 시행사업에 따라 최근 수년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ASP가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필자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가지 원인이 있다고 단언해 본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용자들의 ASP에 대한 인식 부족을 꼽고 싶다. 업계 종사자나 관련 정부 부처 그리고 일부 보수적인 기업에서 정보 유출을 우려하며 ASP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서는 일찍이 그 필요성과 효율성을 인정하고 추진해 왔다. 그러나 정작 중요성과 필요성을 느껴야 할 중소·영세기업 대다수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하며 심지어 개념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국내 ASP산업은 선도업체들의 노력과 시행착오를 토양으로 현재는 과거보다 양질의 서비스가 제시되고 있으며, 기술적·시스템적인 측면에서 볼 때 충분히 조건을 갖춘 상태라고 본다. 이러한 기반하에 현 시점에서 선결되어야 할 중요 과제는 이용자가 ASP의 기본 효율성을 이해하고 기꺼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는 인식과 분위기가 형성되도록 유도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기술성과 사업성을 겸비한 신규 우수과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정책 방향이 그간 ASP 신규 개발에서 홍보·확산·인센티브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전환돼야 한다.

 다행히 정부 부처에서는 이러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ASP 사업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다양한 경로와 정책을 추진하여 적극적 홍보와 인식 전환을 통해 대다수 중소사업자의 참여와 이용을 유도해야 한다.

 또한 ASP 사업자는 막연히 정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고객 정보보호에 최대한 심혈을 기울여 정보유출에 대한 고객의 불안감을 씻어 주어야 한다. 또 각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특정 업종에서라도 지속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고객 요구사항을 신속히 반영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고, 최상의 고객 응대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건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런 몇 가지 요소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고객은 언제라도 이탈할 수 있다. 또한 신규 고객 유입은 기대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사업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ASP산업은 아침 햇살의 상쾌함처럼 분명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지금도 불확실한 시장의 미래에 불안해하며 고민하고 있을 모든 ASP 사업자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줄 날이 멀지 않았으며,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희망으로 다시 한 번 마음을 되잡아 본다.

◆이춘화 넷매니아 사장 leech@netman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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