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휴대폰 100만대를 판매하며, 노키아와의 격차를 좁히겠습니다. 올해 목표를 달성하면 점유율은 뒤지지만, 매출에서는 노키아와 대등하거나 앞설 것으로 기대합니다”
엄상률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장은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베트남 휴대폰 시장에서 매출로 노키아를 추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노키아와 함께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점유율은 2004년 말 기준 30%로, 51%를 기록한 노키아에 많이 뒤진다.
올해 100만대를 판매해도 예상 점유율은 42%로, 노키아 예상 점유율 47%보다 처진다. 하지만 매출은 대등해질 전망이다. 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노키아와 달리, 삼성 휴대폰은 중가 이상의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 베트남 시장에서 삼성 휴대폰 평균판매가는 291달러로, 노키아의 256달러보다 35달러(13.7%)나 높다.
사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휴대폰 전략이 베트남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신기한 일이다. 늦은 저녁 호치민 시내를 걷다 보면 더위에 지친 아이를 데리고 나와 길바닥에서 재우고 있는 여인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몇 블럭을 더 걸어가면 화려한 호텔과 술집들이 나온다. 불과 한 두 블럭을 사이에 두고 빈부가 극심하게 갈라진다. 베트남 교민 박동진씨는 “베트남은 빈부의 격차가 심각한 나라”라면서 “1달러도 안되는 돈으로 하루 세끼를 해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끼에 수십달러짜리 식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엄법인장도 “베트남은 50년의 시대가 공존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이런 곳에서 베트남 국민의 1년 소득에 맞먹는 고가 휴대폰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470달러,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블루블랙폰(SGH-D500) 판매가는 약 450달러다. 블루블랙폰을 사려면 1년치 월급을 꼬박 모아야한다는 결론이다. 놀라운 것은 베트남에선 실제로 삼성 휴대폰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모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삼성 휴대폰의 고급 이미지 때문이다. 구매층도 다양하다. 삼성전자가 목표로 하고 있는 층은 중상류층의 비즈니스맨이지만, 실제 구매자는 비즈니스맨 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 여성에서 학생까지 다양하다.
엄법인장은 “다른 사람보다 좋은 것, 뛰어난 것을 가지려고 하는 베트남 사람들의 국민성도 프리미엄 전략의 성공에 한 몫했다”며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삼성 휴대폰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식사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삼성이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공고한 유통망 확충과 서비스 차별화에 있다. 호치민 시내에서는 ‘삼성 모바일’이라는 간판이 많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의 최동석 차장은 “삼성 브랜드를 취급하는 곳이 베트남 전역에 1650여 곳”이라며 “전문 브랜드샾, 소매점, 서비스점 등 모든 면에서 삼성이 가장 많다”고 설명한다. 최차장은 “서비스점이 많아 A/S 등에 대한 판매상들의 부담이 적고, 마진도 상대적으로 커 상인들의 삼성 브랜드 우호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내건 서비스 모토도 주효했다. 노키아가 ‘24시간 이내’라는 서비스 모토를 내놓자, 삼성은 ‘4시간 이내’라는 모토로 맞불을 놓았다. 최차장은 “제품 수리에 4시간 이상이 걸릴 경우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엄법인장은 “인구 8200만인 베트남 휴대폰 보급률은 5%대에 불과하다”며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7%를 넘어서는 만큼 시장의 잠재력이 엄청나다”고 설명한다. 엄법인장은 “유통망과 서비스점 등 대고객 접점 강화와 지속적인 신제품 공급으로 베트남 시장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고 자신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사진: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인 호치민시 중심가의 `하이바쭝`과 `쩐꾹타오`에 위치한 삼성브랜드숍 사진 및 탄손나트 공항입구 거리에 설치되어있는 삼성 휴대폰 옥외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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