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회수 힘든 기업 `0순위`

 ‘벤처캐피털의 벤처경영 얼마나 이뤄질까?’

정부가 지난 8일 벤처활성화 보완대책을 통해 벤처캐피털이 벤처기업을 직접 경영할 수 있도록 결정함에 따라 벤처캐피털의 벤처 경영 참여가 어느 정도로 이뤄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일부 벤처기업들은 이번 조치가 벤처캐피털이 벤처기업을 옥죄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모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는 “벤처캐피털이 경영지배를 못한다고 하지만 이미 지금까지도 투자를 이유로 충분히 고압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정책에 대해 불안감을 나타냈다.

반면 벤처캐피털업계에서는 6.8 벤처활성화 보완대책이 중장기적으로 미국처럼 캐피털의 경영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보면서도 단기간 내 활성화가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다.

벤처 선진국에서는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뿐만 아니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바뀌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접 경영 많지 않을 것=벤처캐피털 업계는 우리나라의 캐피털산업 특성상 경영참여 빈도가 높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H벤처캐피털의 고위 관계자는 “심사역당 대개 10개 이상의 벤처기업을 투자해 관리하고 있다”며 “기업 경영이라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직접 경영에 나설 여력이 안 된다”고 단정했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이사도 “이번 조치는 벤처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차원”이라며 “문제가 있는 업체에 대해서만 경영참여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활성화 가능성 충분=반면 “진통이 있긴 하겠지만 미국식으로 재빠르게 바뀔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견해도 설득력을얻고 있다.

S벤처캐피털의 고위 관계자는 “벤처기업 가운데 기술 잠재력은 충분한데 CEO의 경영능력이 떨어지는 벤처기업이 매우 많다”며 “이들에 대해 과감한 경영참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수 벤처기업의 경우 이미 2∼4개 벤처캐피털업체가 공동 투자한 상태”로 이들이 연합할 경우 바로 경영지배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 자금회수 힘든 벤처가 타깃=벤처캐피털업계는 직접경영 대상 업체로 업종을 불문하고 ‘단기간에 자금 회수가 힘든 벤처’를 한목소리로 지목하고 있다.

김형수 이사는 “벤처 거품이 꺼진 이후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어렵게 된 배경은 자금회수가 힘든 점”이라며 “단기간에 자금회수가 힘든 벤처기업을 직접 경영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H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도 “자금회수가 힘든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합병 또는 우회 등록을 전제로 추가 출자 등이 빈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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