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텔 칩 사용 계획을 공식 발표하자 세계 컴퓨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컴퓨터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서 개최된 연례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 기조연설에서 내년부터 자사 매킨토시 컴퓨터의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인텔 칩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텔은 지금까지 제시된 것 중 가장 강력한 컴퓨터 칩 로드맵을 보유하고 있다”며 “인텔의 기술이 앞으로 10년간 최고의 PC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내년 중반부터 저가 기종인 ‘맥미니’에 인텔 칩을 장착하고 2007년 중반부터 고가 기종인 ‘파워맥’에도 장착할 계획이다.
◇배경=애플이 인텔을 선택한 것은 인텔 칩을 사용함으로써 매킨토시 컴퓨터의 가격을 낮출 수 있고, 휴대용 컴퓨터에 적합한 저전력·저발열·고속 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애플이 지난 10년 동안 IBM의 파워PC칩을 사용하며 윈텔(윈도-인텔) 진영과 맞서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측면이 강하다.
특히 IBM의 움직임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IBM은 PC 사업부문을 중국 최대 컴퓨터 업체인 레노버(렌샹)에 매각하고 칩 부문에서 소니·MS·닌텐도 등이 개발한 게임기용 칩에 힘을 집중, 애플과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또 애플은 자사의 노트북 PC인 파워북과 아이북을 위한 IBM의 G5칩 개발이 늦어진 데 대해 불만을 품어왔다. 이 칩은 이미 매킨토시 데스크톱에 사용되고 있지만 과다한 열 발산으로 노트북 PC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다.
◇파장=애플은 자사 제품의 가격 경쟁력과 제품의 성능을 끌어올림으로써 PC 시장에서 매킨토시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애플의 지난 1분기 세계 PC시장 점유율은 2.3%에 불과했다.
애플은 매킨토시에 인텔 칩을 장착하게 됨에 따라 인텔 칩과 윈도 운용체계를 기반으로 한 PC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게 됐다. 또 애플은 윈도 운용체계를 통해 PC시장을 지배해온 MS와 한 판 대결에 나서게 됐다. 이를 위해 애플은 인텔 칩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SW 개발업체들이 프로그램을 매킨토시용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력 모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AFP는 인텔 칩을 장착한 매킨토시를 기다리며 구매를 미루는 고객들 때문에 애플이 향후 수개월간 판매량 감소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파이퍼 제프레이의 진 먼스터 분석가는 “애플이 새로운 협력관계를 통해 얻는 장기적 이익이 단기적 고통을 충분히 능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애플이 인텔 칩을 사용함으로써 △일관된 칩 공급 △경쟁사들과 겨룰 수 있는 가격 △폭넓은 개발자 커뮤니티 등을 얻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폴 오텔리니 인텔 CEO는 “인텔은 애플이 향후 수년간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내놓을 수 있도록 진보된 칩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티브 발머 MS CEO는 “애플에서보다 윈도에서 가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이 훨씬 많다”며 애플의 이번 결정이 그다지 큰 영향력이 없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IBM은 애플이라는 고객을 잃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큰 손실이 아닐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도이치 뱅크의 크리스 휘트모어 분석가는 “IBM은 향후 수년 간 비디오 게임 비즈니스로 전진함으로써 애플로 인한 손실을 뛰어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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