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가스레인지 비교광고 갈등 확산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폭발 방지 시험과 관련된 비교광고를 놓고 제조업체와 공정거래위원회 간 시각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가스레인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폭발방지용 휴대용 가스레인지 ‘사파이어’를 개발한 건국산업(대표 박진하)이 타사 제품과 폭발 비교 실험한 동영상을 제품 판매업체인 홍진테크 홈페이지에 게재하면서 가스레인지를 둘러싼 성능 논란이 시작됐다.

　동영상이 게재되자 실험의 비교 대상이었던 가스레인지 2개 업체가 ‘비교 광고에 나오는 실험 자체가 부당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당시 조사에 나선 공정위는 건국산업이 실시한 실험방법과 실험장치가 현행 안정성 검사기준에 규정돼 있지 않고 실제 사용환경에 비해 실험조건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라는 이유로 제소한 업체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과정에서 실험방법에 대한 평가는 한국가스공사의 의견을 대폭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건국산업과 홍진테크는 공정위로부터 ‘부당 광고행위에 대한 경고’를 받았다.

　건국산업 측이 개발한 실험방법은 폭발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온도제어기로 부탄가스용기의 내부 압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려 폭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폭발 실험 동영상에는 비교된 업체 제품이 폭발하는 장면과 같은 환경에서 건국산업 제품은 모양을 유지하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

　건국산업 측은 △실험방법과 장치를 새롭게 개발한 탓에 현행 기준에 포함될 수 없고 △해외의 유사 실험과 비교할 때 실험조건이 가혹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박, 즉각 이의신청을 했다.

　박진하 건국산업 사장은 “제품을 개발하고도 이를 공정하게 실험할 방법이 막연해 가스공사시험연구원 등에 의뢰했으나 거부당했다”며 “결국 자체적으로 실험방법과 장치를 개발할 수밖에 없었으며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일본의 경우 용기에 석유를 부어 불을 붙이는 더 가혹한 실험을 한다”며 “극한의 상황에서도 터지지 않는 제품을 개발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것인데 기존 업체 제품들이 같은 상황에서 폭발된 것이 문제가 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후 지난 1년 반 동안 공정위와 공방을 거듭해 마침내 최근 공정위가 관련 사안을 재심의키로 결정, 3일 소회의를 개최하고 최종 심의를 한다. 공정위 측은 “부당광고 결정에 대한 심의를 하는 것이며 이번 결정 이후에는 이의신청을 받지 않는다”며 “만약 경고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적법한 절차를 통해 재소사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또다시 경고조치가 내려져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행정심판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