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으로 몰린 돈 어디에 쓰이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0년 이후 주요 외자 유치 및 차입 현황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이 최근 1∼2년 새 1000억원에서 6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본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 통신·방송 융합 격전에 앞서 충분한 실탄을 챙기고 있다. 특히 태광산업계열의 MSO를 비롯해 씨앤앰커뮤니케이션, CJ케이블넷 등 빅3를 중심으로 자본 유입이 이뤄져 일각에선 이들 빅3가 자본력 면에서도 마이너 통신사업자를 넘어섰다고 평가한다.

 통신사업자 고위관계자는 “흔히 통신시장이 크고 통신사업자가 힘이 있다고 하지만 지배적 사업자를 제외한 후발 통신사업자들은 재무적인 경쟁력에서 MSO보다 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신시장의 후발사업자는 겨우 손익분기점을 맞추거나 적자지만 MSO들은 모두 흑자 기업”이라고 밝혔다.

 ◇케이블방송은 ‘화수분’=외국 투자자는 물론이고 국내 금융기관에서 MSO를 보는 시각은 뜨겁다. 케이블방송이 기반을 못 잡던 2000년부터 2002년까지는 대규모 자금 유입이 없다가 2002년 9월 씨앤앰커뮤니케이션(대표 오광성)이 ABS 발행에 성공, 900억원을 끌어들이면서 MSO가 투자 시장에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표 참조

 서울지역 최대 MSO인 씨앤앰의 경우 2002년 ABS 900억원 발행, 2004년 골드만삭스 지분 투자 1400억원 유치, 2005년 시티은행 주간 4억5000만달러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6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왔다.

 국내 최대인 태광산업계열MSO는 최근 조흥은행과 소시에테제네럴을 공동 주간사로 선정, 다음달 말까지 60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도입할 방침이다.

 CJ케이블넷(대표 이관훈)는 이번에 1650억원 외자를 유치한 후 한두 달 내 300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을 예정이다.

 한 MSO의 사장은 “투자하겠다는 사람은 줄 섰다”며 “특히 차입이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 계열 지분 급상승=외국 금융기관이나 외국 업체가 국내 MSO 지분율을 대폭 높이며 속속 2대 주주 자리를 꿰찼다.

 씨앤앰은 이민주 회장 개인이 52%로 1대 주주며 골드만삭스가 30% 지분을 확보, 2대 주주로 자리매김했다. CJ케이블넷은 이번 외자 유치로 4개 금융사가 38%의 지분을 가질 예정이다. 1대 주주는 증자 이후에도 60% 지분을 보유할 CJ홈쇼핑이며 ABN암로가 2대 주주로 올라선다. 추가 300억원 증자가 예정된만큼 외국 금융사 지분율은 높아질 전망이다.

 드림씨티방송의 경우 AIG가 올 11월까지 전환사채 2000만달러를 주식 전환할 권한이 있다. 현재 AIG는 드림씨티방송 258만주 중 30만주를 확보한 상태로, 전환사채를 주식 전환할 경우 30% 이상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

 ◇통·방 격전 앞두고 몸 만들기=외국 자본은 주로 MSO에 집중적으로 쏠린다. MSO는 앞으로 국내 통·방 융합 시장에서 통신사업자에 대항해 한 축을 이룰 주체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이후 케이블방송 시장은 MSO로 재편돼 현재 태광·씨앤앰·CJ 3강이 고착됐다. HCN이 4강 참여를 노리는 가운데 드림씨티방송, 큐릭스 등은 주도권 경쟁에서 멀어졌다. 외국 자본이 빅3 값어치를 높게 보는 이유다.

 빅3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덩치 키우기에 나서 올해 들어서만 태광MSO가 서울 강서구 GS디지탈방송을, 씨앤앰이 경기도 일산의 경기방송을, HCN이 서울 관악지역 관악유선방송국을 인수했다. 태광MSO와 씨앤앰은 방송법 시행령이 정한 방송구역 겸영제한을 1개만 남긴 상황이다. 업계의 시선은 CJ케이블넷으로 쏠린다.

 이관훈 CJ케이블넷 사장은 “(드림씨티방송·큐릭스·부산지역SO 등 인수설이 돌고 있지만) 결정된 바 없으며 이들 모두일 수도 있고 아무 데도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태광MSO와 씨앤앰은 내부 역량 강화에 나선다. 태광MSO 관계자는 “차입금은 경영안정화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사업자와의 한판 승부 전야에 MSO가 체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형국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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