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해외진출 정부가 이끈다

"국내 차관 지원땐 시너지 효과" 지적

전자정부 해외진출 지원사업이 시스템통합(SI)의 수출 촉진제로 작용하고 있다. SI 수출 확대는 국내 SI업계의 오랜 숙원이자 과제다. 하지만 국내 대형 SI업체들조차도 지난 수년간 해외시장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지금은 기회를 엿보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하 SW진흥원)이 진행하고 있는 ‘전자정부 해외진출 지원사업’은 SI업체들의 위험요인을 최소화하고 미래 시장을 발굴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가 전위부대 역할=이 사업은 지난 2003년, SI 해외 수출 판로를 기업이 개별적으로 뚫기 어렵다는 정부 판단에 따라 시작됐다. 즉 정부가 해외 정부의 전자정부 구축 계획을 미리 파악해 국내 기업이 준거 사이트를 확보할 수 있도록 초기 작업을 지원한다는 개념이다.

 이 사업의 주 타깃 국가들은 주로 개발도상국이거나 구소련 연방국가들이다. 이들 국가가 본사업을 착수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정부는 해당 국가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타당성 조사(FC)나 비즈니스 계획 수립 등 프로젝트 초기 단계를 주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2003년부터 매년 9억∼10억원의 예산을 편성, 지원하고 있다.

 ◇3년간 14개국 14개 프로젝트 진행=지원사업의 첫 삽으로 예멘 정부가 추진하는 NID 프로젝트의 FC 사업을 삼성SDS가 수행했다. 이후 지금까지 스리랑카·베트남·중국·도미니카·몽골·파키스탄·일본 등 14개국에서 14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이 중 삼성SDS가 100억원 규모의 일본 사가현 지방전자정부 인프라 구축사업을 수주한 것이 첫 결실이다. 예산은 별도로 지원하지 않았으나, SW진흥원이 강남구청의 모델을 일본 측에 적극 소개해 지원한 결과다.

 현재는 예멘 내부무가 전자주민카드(NID) 시스템 구축을 위해 추진한 선행사업 결과를 수용(삼성SDS 수행)해 예멘이 현재 우리나라에 차관을 신청,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예멘 정부는 260억원의 차관을 요청했으며, 금액 규모를 두고 정부 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 KT가 수행한 도미니카공화국의 출입국관리시스템 구축 관련 프로젝트도 현재 본사업을 협의중이며, KTD가 수행한 베트남의 토지관리시스템 프로젝트의 경우 하노이시가 지난 2월 서울시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몽골과 파키스탄의 프로젝트를 SK C&C와 인터젠이 각각 수행한 데 이어 조만간 우즈베키스탄의 우정 현대화 프로젝트와 콜롬비아의 인터넷정보화 프로젝트 선행사업자를 선정한다.

 ◇정부 지원 ‘뒷심’ 필요할 때=그러나 지난 2003년 시작된 선행사업 대부분이 아직까지 본사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데서도 알 수 있듯 프로젝트를 실제 사업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크다.

 일단 해당 국가들은 대부분 차관에 의존하는데, 여기서 자금 규모를 둘러싼 협상은 물론이고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다. 선행사업을 우리 기업이 수행했다 할지라도 차관이 다른 데에서 나오면 결국 ‘남 좋은 일’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지원될 경우 우리 기업 간 경쟁이지만, 세계은행의 자금이 활용될 경우는 외국계 기업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과거 우리나라 TDX 교환기 수출의 대부분이 EDCF를 활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볼 때 이제는 SI를 비롯한 지식산업 수출에도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한다.

 이재윤 SW진흥원 책임은 “교환기나 단말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프로젝트성 제품을 수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향후 국제적으로 국가 정보화 인프라 구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이 시장을 선점할 경우 지식산업의 수출이라는 효과 측면에서 부대적으로 발생하는 사후 시장에서 우리가 취할 효과가 큰만큼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SW진흥원은 수주지원단 파견을 통한 영업활동 지원과 해당 국가와 우리 정부 및 기업들의 관계를 도모하는 세미나 개최 등 지원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외교부·정통부·산자부 등 유관부처의 협력을 좀 더 긴밀히 해 지원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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