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방 전통산업의 투자 외출

 지방소재 전통산업의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관망세를 보여오던 대구경북 지역의 섬유와 자동차부품 등 전통산업체들이 차세대 IT신기술로 눈을 돌려 실질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경북 경주에 본사를 둔 한 중견 자동차부품업체는 최근 첨단 벤처기업에 1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당사자는 물론이고 그동안 연구개발을 마치고 제품생산 단계에서 뚜렷한 자금줄을 찾지 못하고 있던 IT기업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건은 비록 대규모 투자는 아니지만 전통산업군의 기업들이 차세대 분야의 신규사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투자유치에 앞서 전통산업의 차세대 기술분야 및 기업에 대한 투자 소식은 간간이 있어 왔다. 주로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IT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하는 방식이었다.

 대구경북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자동차부품과 섬유 분야에서의 신사업 투자는 숨어서 갈피를 못 찾고 있는 뭉칫돈에 나침반을 달아 주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이 같은 투자 분위기가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과거 활황기에 벌어들인 전통산업군의 굵직한 자금이 지역의 차세대 핵심기술 분야에 더 쏟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람직하게 받아들여 진다.

 대구경북 지역만 보더라도 유망 기술로 제품을 개발한 뒤 막판 생산자금이 없어 허덕이는 기업이 부지기수다.

 이들 기업이 살아나고, 지역경제가 차세대 전략산업을 통해 튼실해지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벌어들인 건전한 자금이 역외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에 재투자되어야 한다.

 모쪼록 고삐를 풀고 있는 전통산업의 투자가 IT벤처기업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눈에 띄지 않던 지역 중소기업의 의미있는 자본 유치 사례가 각 지자체와 지역 벤처지원기관들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대구=경제과학부·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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