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보 `재기의 발판` 마련해야

 국내 PC업계 2위인 삼보컴퓨터가 경영악화로 18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현대멀티캡과 현주컴퓨터 부도에 이어 발생한 삼보컴퓨터의 법정관리 신청은 PC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하루빨리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삼보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부품업체 등 우리 PC산업이 위기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예전만 못해도 PC산업은 아직도 우리의 주력 수출업종 중 하나다. 그런 점에서 삼보컴퓨터의 채권단은 삼보가 재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로 인한 파장이 다른 업체로까지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삼보컴퓨터의 법정관리가 결정되면 삼보의 모든 금융 채무는 동결되고, 법원에서 지정한 법정관리인이 자금을 비롯한 기업활동 전반을 대신 관리하게 된다. 삼보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지만 법정관리를 통한 채무 재조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추가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면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국내 PC산업에서 삼보가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 볼 때 법정관리는 무난히 받아들여질 것이다. 더욱이 현 경영진이 경영권을 포기하면서까지 기업을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니 25년의 노하우를 통한 기술력과 전국 규모의 유통망이 건재한 점을 감안해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

 삼보는 다 아는 것처럼 국내 PC산업의 살아 있는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PC산업 발전과 궤를 같이한 업체다. 삼보는 그동안 수익성 제고를 위해 노트북PC 및 자체 브랜드 위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고 유휴자산 매각 및 인력 감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이에 따라 국내 영업 부문의 경우 지난해 적자에서 올 1분기 137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는 등 대폭 성장했으나 급격한 해외매출 감소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 생존을 위한 방편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고 한다.

 삼보가 위기를 맞은 가장 큰 원인은 해외사업 매출이 격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매출의 60∼70%를 ODM 사업에 의존했던 삼보는 수익성이 희박한 ODM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장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자체 브랜드 사업과 국내 영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 일환으로 99만원대의 저가 노트북PC를 내놓고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대만업체의 저가 공세로 위기를 타개하지 못하고 주저앉고 만 것이다. 삼보는 2000년만 해도 매출이 4조원을 넘었다. 현재 70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그런 삼보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원인은 고정비용과 유휴자산 등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초래해 유동악화를 가져온 것이 결정적이라고 한다. 세계 시장이 성장세를 보일 때는 기업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높일 수 있지만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고 더욱이 저가경쟁을 벌이게 되면 기업은 경영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삼보의 사태에서 보듯 저가전략으로 기업이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삼성이 휴대폰 고가정책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으며 휴대폰이 우리 수출 효자 품목임을 고려할 때 앞으로 기업들이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려면 기술과 품질을 바탕으로 차별된 고가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기술융합이 가속화하는 추세를 감안해 보면 어는 기업이든지 기술혁신과 품질향상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또 기술적 우위를 점했거나 자신있는 분야가 아닌 곳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삼보 사태는 비단 삼보만의 문제가 아니란 점에서 다른 업체도 경영상태를 점검해 봐야 한다. 이미 전세계 PC산업은 성장이 둔화되고 업체의 과당경쟁은 심해지는 상황에서 우리 업체들이 어떤 사업구조로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시장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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