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한양대학교 역에서 내렸다. 학교 본관 사자상 옆길로 난 언덕을 따라 HIT관을 찾아 걸어 올라갔다. 공학의 요람인 한양대학교의 5월의 캠퍼스는 푸르렀다. 도서관을 지나 언덕 저편에 자리잡은 HIT관에 들어섰다.
건물의 큰 규모 때문에 위압적으로 보이는 HIT관에서 자동차전자제어연구소(ACE랩)를 찾았다. 왼편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니, 다른 연구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공간이 나타났다. 마치 실리콘밸리의 어느 벤처 회사 모습을 연상케 했다.
‘공학’이 주는 건조하고 무거운 분위기와는 다른 따듯하고 아늑한 인테리어가 외부에서 찾아오는 손님을 먼저 맞았다. 강의실·연구실·도서관으로 구성된 연구소를 한바퀴 돌아보고 있을 무렵, 연구소 책임자인 선우명호 자동차공학과 교수가 노트북PC를 들고 뛰어나왔다.
이 연구소는 지난 93년 선우 교수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다가 지난 99년 교내 연구소로 승격됐다. 선우 교수는 “연구소의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1년에는 모토로라반도체(현 프리스케일)와 10년간 연구 후원 계약을 했고 이 외에도 현대자동차, 모비스 등 많은 업체가 지원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300평 규모의 연구소에는 28명의 인력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연간 150명 이상의 외부 교육생이 찾아와 일년 내내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선우 교수는 자랑했다.
간단히 설명을 듣고 연구소를 둘러보면서 학교라고 믿기에는 어려울 정도의 첨단 시설에 놀랐다. 시스템 디자인실, 멀티미디어 트레이닝 룸, 테스트 룸, 파워트레인 테스트 룸 등 자동차전자제어시스템 개발은 물론이고 실제 구현 테스트까지 가능한 연구 환경이 펼쳐졌다.
현대자동차의 에쿠스 보디를 활용해 만들어 놓은 10년 뒤의 첨단 시스템부터 연구실 내 컴퓨터에 깔려 있는 공학용 소프트웨어인 매스웍스의 ‘메트랩’까지 고가의 첨단 장비가 마련된 셈이다.
선우 교수는 “설계부터 제어 시스템 디자인, 코드 생성, 구현 작업에 이르는 전 개발 공정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고 있다”며 “특히 첨단 시설을 완비하고 있어 자동차 업계 현업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침 현장을 찾아간 날도 현대자동차 연구원들이 자동차전자제어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설계 기술을 교육받고 있었다. 강의실에는 강풍으로 맞춰진 선풍기 두 대가 계속 돌아가고 있지만 교육생들의 학업 열기와 강사진의 열강을 식히지는 못했다.
“저희 연구소의 목표는 국내 자동차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연구소는 산업체에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기술들만 연구개발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업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사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연구소 설립부터 현재까지 현장과 관계를 한 번도 놓지 않고 산·학 연계 과정 속에서 핵심 기술을 산업에 제공하고 산업 인력을 첨단으로 재무장하는 일을 한 번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선우 교수는 강조한다.
실제로 자동차전자제어연구소는 프리스케일,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한국델파이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관련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 연구 및 기술 이전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2003년 트레이닝 센터를 연 이후에는 매년 수백 명에 이르는 석박사급 국내 자동차 업계의 현업 연구원이 연구소를 찾아 전문기술인력 교육을 수료했다.
“자동차는 이제 더는 기계시스템이 아닙니다. 전기전자 기술의 역할이 점차 심화되고 있어요. 고급 자동차 한 대에 장착되는 제어시스템은 70여개 수준이지만 오는 2010년에는 평균 150개 이상의 제어시스템이 각각의 자동차에 장착될 것입니다.”
선우 교수는 자동차는 기계와 전자의 합작품이라며, 국내 전자공학도들도 자동차에 대해 이제는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자동차 업계에는 고급 전자기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현실이고 이 때문에 자체 연구개발에 몰두할 귀중한 시간을 쪼개서 전문가 교육에도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