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DVD 규격 통일을 논의 중인 소니 진영과 도시바 진영이 서로 기술 우위성을 주장하고 있어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두 회사는 연내 각자의 방식을 채택한 DVD 플레이어 출시를 강행할 방침이어서 수뇌진 간의 정치적인 결단과 콘텐츠를 쥐고 있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선택에 희비가 엇갈릴 공산이 커졌다.
도시바는 지난 16일 “소니의 블루레이 방식으로 가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면서 “미국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교섭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80여 회원사들은 상대로 도시바는 “규격 통일이 소비자나 제조사들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만 기술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블루레이로서는 불안하다”고 해 소니 진영을 자극했다.
소니도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10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 “도시바 진영에 블루레이 기술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양대 진영의 교섭은 블루레이로 통일하는 방안에 거의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상 교섭 막바지에 가서 기술적인 문제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광디스크에 설치된 데이터 기록층 ‘0.5㎜의 차’. 도시바의 HD DVD는 깊은 장소에 기록해 블루레이와는 호환성이 없다. 그러나 현재의 DVD와 비슷한 구조로 양산화가 쉽고 투자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을 지녔다. 반면 소니의 블루레이는 대용량이지만 설비에 큰 돈이 든다.
현재 교섭은 소니, 도시바, 마쓰시타전기 등 3사가 주도하고 있다. 소니·도시바는 다음 달 수뇌진이 교체된다. 차세대 게임기에 들어가는 ‘셀’ 반도체 분야에서도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등 사이가 좋다. 도시바는 당초 블루레이 방식을 통일 규격으로 삼는데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HD DVD 방식을 지지하는 부품업계와 할리우드 영화사들로부터 불만이 분출하면서 곤혹스러워하는 눈치다.
이것 말고도 걸림돌은 또 있다. 두 진영에는 델 등 주요 IT업체, 대형 영화사들이 참가하고 있지만 디지털 가전시장에 새로 발을 담그려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히 얽혀 있다. 이는 일부의 의견만으로는 방향성이 정해질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통일 교섭은 우선 이번 주 열리는 도시바, 소니, 마쓰시타전기 등 3사 수뇌진 회담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도 결정이 나지 않으면 교섭 자체가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으로는 도시바가 HD DVD 규격의 DVD플레이어를 출시하는 연말까지 지리한 교섭이 진행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이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마지막 열쇠를 쥐고 있는 쪽은 할리우드 영화사들이다. 콘텐츠 공급원인 이들이 통일 규격을 요구한다면 교섭은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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