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서비스(AS)가 PC업계의 ‘딜레마’로 떠올랐다. 제 아무리 AS체계를 강화해도 소비자의 불만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가 크게 활성화되면서 AS 불만은 단 한 건이라도 미흡하게 대응하면 순식간에 일파만파 확산돼 기업과 제품 이미지 자체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게다가 최근 저가 노트북PC가 범람하면서 가격은 떨어졌지만 상대적으로 AS는 미흡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PC업체는 이래저래 ‘골머리’를 앓고 있다.
PC업계는 날로 높아만 가는 이런 소비자의 ‘AS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전사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이다.
◇PC AS ‘발등의 불’=주요 IT 커뮤니티 게시판에 접속해 보면 AS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글이 넘쳐난다. IT가 일반화되고 인터넷 커뮤니티가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잡으면서 AS는 단순한 서비스 차원이 아니라 제품의 구매 자체를 결정하는 요소로 떠오른 것.
특히 상대적으로 서비스 체계가 취약한 글로벌 PC기업은 매일 수십건씩 밀려드는 서비스 요구에 진땀을 빼고 있다.
김대환 한국HP 이사는 “AS는 잘해야 본전”이라며 “날로 고객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이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소비자보호원이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PC 피해 구제 건수는 28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9%나 증가했으며, 이 중 컴퓨터 품질과 AS 불만이 242건으로 가장 높았다.
AS 불만 사례를 업체별로 분석해 보면 한국HP가 전체 접수건의 26.4%인 64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접수된 35건에 비해 82.9%(29건)나 증가했다. 이어 현주컴퓨터 15.3%(37건), 삼보컴퓨터 12.0%(29건), 삼성전자 4.1%(10건), 델 2.9%(7건) 순이었다.
◇가격은 ‘내리고’ AS는 ‘높이고’=이에 대응해 주요 PC업체는 AS체계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한국델은 다음달 고객 서비스를 책임지는 아·태지역 부사장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업체에 걸맞게 델의 서비스 수준을 크게 높이기 위함이다.
이에 앞서 한국델은 올 초 부품 공급처를 6개 도시로 확대하고, 익일 출장을 당일 출장으로 바꾼 데 이어 지난달에는 고객지원센터를 104개로 확대하고 군·읍 단위까지 전국 서비스망을 넓혔다.
한국HP도 싱가포르에 있는 콜센터를 지난달 한국으로 전격 이전했다. 또 고객 서비스 상담원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별도 콜센터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모니터링·해피콜·e메일 서베이 등 다양한 방식의 AS체계를 새로 마련했으며 기술교육도 크게 강화했다.
이 밖에 중견업체인 주연테크도 서비스 지정점을 대폭 늘리고 9시까지 서비스 시간을 확대하는 등 주요 업체가 AS망과 수준을 크게 높이는 상황이다.
◇최후의 승부처는 ‘AS’=PC업계에서는 점유율 경쟁이 지금은 가격 위주로 진행되고 있지만 조만간 AS로 ‘바톤’이 넘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가격 경쟁은 어차피 명확하게 한계가 그어져 있지만 AS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AS는 가장 효과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어 주요 업체가 잇달아 AS체계를 새로 정비하는 상황이다. 또 가격보다는 AS 쪽에 비중을 두는 게 오히려 PC업계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보컴퓨터 측은 “제품 출시 전에 일부러 장단점을 공개해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며 “가격은 소비자를 유혹하는 효과가 있지만 결국 시장에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AS라는 판단에 따라 서비스 정책을 새로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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