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必死卽生 必生卽死)”
이순신(1545∼1598)이 명량해전을 앞두고 부하들에게 한 말이다.
원균이 칠천량 전투에서 전사하자 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된 이순신은 단 열두 척의 함선과 빈약한 병력을 거느리고 명량에서 133척의 적군과 대결, 31척을 격파하는 대승을 거뒀다. 그가 강조한 ‘필사즉생 필생사즉’의 정신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뿐만 아니다. 그는 임진왜란에서 23전 23승이라고 하는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남겼다.
요즘 KBS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이 장안의 화제다. 방영 초기 18%에 불과했던 시청률이 지금은 30%를 웃돌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독도 침탈과 역사왜곡 문제가 맞물려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한 가운데 통쾌하게 왜적을 물리치는 이순신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으려는 시청자들이 늘어난 결과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최근 ‘이순신 리더십’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세 번의 파직과 두 번의 백의종군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조국을 지킨 이순신. 그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삼아 마침내 7년 전쟁에서 승리를 거뒀다. 또 학연이나 지연, 혈연에 구애받지 않고 원리원칙에 따라 일을 처리하며 구습을 타파하고 철저한 준비와 개혁의지로 부하들을 이끌었다.
그야말로 21세기 무한경쟁 시대에 우리에게 꼭 필요한 리더십이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 경제가 제2의 위기를 맞고 있다. 유가급등·환율불안·북핵문제 등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인터넷 업종을 포함한 IT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추락이냐 한 단계 도약이냐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IT업계의 CEO들이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 줄 때다.
단 열두 척의 배만 남았을 때 이순신은 수군을 없애겠다는 조정의 공론에 반박해 이렇게 말했다.“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신이 살아 있는 한 왜적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IT업계의 CEO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과 긍정적 사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디지털문화부 김종윤 차장@전자신문,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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