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도시 `와이파이 구축`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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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초고속인터넷망(와이파이:Wi-Fi) 구축 열풍이 세계 각국의 지방자치단체를 휩쓸고 있다. 그렇지만 기존 통신사업자들은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고 보고, 이를 견제하고 있어 지자체와 사업자간 마찰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구축 열기 세계로 확산=유럽과 미국의 극히 일부 도시가 시험적으로 추진했던 와이파이 구축이 올들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추진한 도시가 고작 수십개였지만 올들어 200개로 늘어났으며, 유럽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추진 도시가 생겨났다. 인도와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로도 확산중이다.

초기엔 인구 수만명 이하의 중소도시들이었지만 미국 필라델피아와 샌프란시스코, 뉴욕과 같은 대도시들도 가세했다. 이들 도시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와이파이망을 통해 시민들에게 값싸고 편리하게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경제에 활력소로 삼을 예정이다. 기존 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이용에 큰 요금 부담을 느껴온 시민들은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 또 통신 인프라를 조기에 확대, 고도화하려는 그 나라 정부도 지자체들의 움직임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지자체들의 와이파이 구축은 정치적인 목적도 있다. 정보격차가 아직 선거 쟁점은 아니지만 정치 공약의 단골 메뉴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통신사업자 반발도 커져=일부 시는 해당 지역 통신사업자와 제휴하기도 하지만 상당수 시는 장비업체와 함께 직접 망을 구축한다. 특히 미국 지자체들은 거의 대부분 독자 추진중이다. 기존 통신사업자에 비해 절반 이하의 요금을 제공하려면 불가피한 선택이다.

기존 통신사업자로선 시장을 잠식당하는 꼴이어서 달갑지 않다. 버라이즌을 비롯해 미국 통신사업자들이 지자체의 독자적인 통신사업을 금지하도록 연방 및 지자체 의회에 로비중이다.

사이든 버그 버라이즌 CEO는 한 샌프란시스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자체 와이파이는) 내가 들었던 것 중에 가장 멍청한 아이디어”라고 비난하고 “지방 정부가 연방통신위원회(FCC)보다도 더 통신사업자를 규제한다”고 말했다.

버라이즌은 자회사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의 무선인터넷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뉴욕주의 공중전화 부스를 EVDO망을 통한 와이파이 핫스팟으로 전환하는 등 지자체 와이파이 반대의 총대를 맸다.

통신사업자의 견제를 넘는 것 못지 않게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이를테면 핫스팟을 단 전신주가 쓰러져 생기는 통신 두절은 책임 소재 논란을 빚을 수 있다. 또 핫스팟에서 조금 비껴나 있거나 건물에 가리면 통신이 잘 안되는 문제도 있다.

이에 대해 지자체들은 기술 문제는 와이맥스와 같은 차세대 기술로 해결할 수 있으며, 다른 문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작은 문제라고 보고 있다.

아담 워바흐 샌프란시스코 공공시설위원회 위원은 “지자체가 불공정한 보조금으로 자유경쟁 시장을 엉망으로 만든다고 통신사업자들은 주장하지만 이들은 경쟁보다 규제를 원한다”면서 “(버라이즌 CEO의 발언은) 빌 게이츠가 리눅스를 조롱하고, 소니가 애플에 대해 음악을 전혀 모른다고 얘기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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