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연구원(KETI·원장 김춘호)이 분당 시대를 열었다.
지난 93년부터 10년 넘게 지내온 경기도 평택을 떠나 성남시 분당으로 연구원 이전을 완료하고 신축 이전을 기념하는 준공식을 28일 갖는다. 사무실을 옮기고 연구 기자재 및 장비를 새로 설치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렸다.
연구 환경이나 인프라 면에서 새로 지은 분당 연구소는 과거 평택 건물과 비교할 바가 못된다. 총 517억원이 투입된 분당 연구원은 지하 2층, 지상 5층 건물들로 구성돼 연면적만 8000평 규모다. 연구본부와 실험실이 위치한 디지털컨버전스동을 비롯해 부품동, 행정동으로 이루어졌다.
KETI의 변화는 이런 외형적인 변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김춘호 원장은 “올해 2005년은 분당시대 개막과 함께 KETI가 ‘비즈니스가 되는 연구개발(R&D)을 하는 연구기관’으로 확고히 자리잡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KETI 원장 취임 후 줄곧 강조해온 것이 ‘사업화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R&D’다. 사업화를 강조하는 KETI의 R&D 원칙이 분당시대와 더불어 한층 더 강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김 원장은 “연구소를 유지하거나 늘리기 위해 정부 예산을 쓰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며 “앞으로 미래 수익모델이 보이지 않는 연구 프로젝트는 과감히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또 하나의 비전, ‘글로벌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를 지향하는 기업형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는 속도도 더 빨라질 전망이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 KETI는 미국, 중국은 물론이고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권 시장 진출도 모색중입니다. 분당이전은 해외 연구기관이나 다국적 기업 등과의 공동 R&D를 통해 국제 기술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분당 KETI는 글로벌화와 함께 광주·경남·김해 등에 지역본부를 설치,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 원장은 그러나 이 같은 양적·구조적 변화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포부다. 연구사업 성과에서도 새로운 지평을 열어 질적으로 한 차원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나노기술을 활용한 이미지센서, 다중접속 칩세트, 지능형 멀티미디어 스테이션용 핵심 부품, DMB 수신모듈, 초소형 RF필터 등 5개 아이템에 승부를 걸어 R&D가 얼마나 큰 사업성과를 내는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5개 사업화 아이템별 시장 규모만도 수조원대에 달합니다. 이들 중에 1, 2개만 사업화에 성공해도 KETI가 지난 15년간 R&D에 투자한 비용 전액을 충분히 회수하고도 남습니다.”
이 5개 타깃 아이템은 이미 기술 개발을 완료했거나 상용화 제품이 나와 있는 상태다. 특히 나노기술을 활용한 이미지센서는 최근 생체인식용 나노 바이오 진단기를 통해 상용화된 데 이어 현재 휴대폰용 카메라 모듈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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