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국산 DMB와 독일 월드컵

‘메이드 인 코리아’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의 승전보가 연일 국내외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의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인터내셔널데이터그룹(IDG)이 ‘4월의 최고 IT제품’으로 꼽은 9개 제품 가운데 무려 5개(휴대폰 4개, MP3폰 1개)가 한국산이었다.

 요 며칠 사이만 해도 삼성전자가 기업 매출 부문에서도 일본의 소니를 눌렀다거나 동남아시아의 MP3플레이어 산업이 한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뉴스, 대만 정부가 한국의 LCD 산업을 따라잡기 위해 대만 중소 LCD 업체들 간 기업 인수합병(M&A)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는 소식 등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한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세계를 주도하면서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글로벌 경제 주역으로서 세계를 호령하던 시절이 또 언제 있었던가.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 벅찬 일이다. 마치 영국의 낭만파 시인 워스워드의 시처럼 “내 가슴은 뛰누나”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훨씬 더 크게 “내 가슴은 뛰누나”라고 소리치고 싶은 일이 또 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독일 및 터키 순방을 수행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독일 바이에른주방송위원회와 한국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표준 채택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한 일이다.

 이 양해각서를 통해 바이에른주방송위원회는 ‘2006 독일 월드컵’ 기간에 개막식이 열리는 뮌헨지역에서 DMB 시범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독일 월드컵 기간에 1만여명이 넘는 취재진이 우리 DMB 장비와 전화를 이용해 취재를 하게 된다. 또한 월드컵 스타들이 엮어내는 그 생생한 장면들을 우리 DMB 기술과 단말기로 보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만큼이나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얼마나 엄청나고 대단한 일인가.

 2006년 월드컵 시즌이 시작되면 전세계가 다시 한 번 한국의 IT제품과 서비스에 놀라게 될 것이다. 독일 월드컵은 세계인의 축제인 동시에 한국 디지털 문화의 축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디지털 한류’가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인의 가슴에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결코 과장된 얘기가 아니다. 이번에 양해각서를 교환한 바이에른주는 독일은 물론이고 유럽 전역의 IT산업과 디지털 방송 도입에 관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현재 뮌헨, 뉘른베르크, 퓌르트 등 3대 IT클러스터가 집중 육성되고 있다.

 이 가운데 월드컵 개막식이 열리는 뮌헨은 8600여개 IT기업과 15만명 이상의 관련 인력이 움직이는 유럽 최대 IT 중심지이자 세계 5대 IT단지로 평가받는 곳이다.

 정통부는 이번 독일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오는 2010년께면 DMB 기능 휴대전화(DMB폰) 수출을 통해 140억달러(약 150조원)라는 천문학적인 실적을 내면서 세계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로 그렇기에 노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 중 독일에 이은 터키 시연회를 앞두고 “나부터 ‘DMB 대통령’이 되어 국부를 일으켜야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디지털 외교’의 성과인 것이다.

 ‘디지털 한류’의 물결은 2006 독일 월드컵을 계기로 더 거세지게 됐다. 축구 역시 2002 한·일 월드컵 때 서울의 영광을 재현한다면 지구촌이 부러워하는 ‘디지털 코리아’가 될 것이다.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ygson@kad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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