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부품·소재·장비]장비-기초체력 키운다

“메모리반도체산업 세계 최강, 디스플레이산업 세계 최강. 그리고 장비산업 세계 최강(?)”

대한민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신화가 소자(패널)에서 장비로 이어지고 있다. 2000년 초반까지 대표적인 수입 아이템으로 분류됐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가 국산화 대체 가능성이 높은 대표적인 미래 효자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실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지속적인 협력으로 후공정장비는 이미 상당부분 국산화가 이뤄졌으며,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일부 핵심 전공정 장비의 국산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국내 장비업계에도 매출 2000억 원 고지를 넘는 업체들이 속출하면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 발전의 허리가 강화되고 있다. 이미 세메스(구 한국디엔에스)·신성이엔지·에스에프에이 등이 지난해 ‘2000억 원 클럽’에 가입했다. 올해는 주성엔지니어링·디엠에스·케이씨텍·삼우이엠씨 등이 목표를 2000억 원 이상으로 책정해 놓고 있어 올해는 그 수가 7-8개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비업계의 수출 노력도 결실을 맺으면서 일부 장비업체는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대만·중국은 물론 반도체장비 종가가 즐비한 미국·일본·유럽 시장에서도 한국산 장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장비산업을 냉철히 분석하면 원천·핵심기술 부족, 우수한 설계 인력 부족, 자본 및 마케팅 능력 미비 등으로 아직은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통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20% 전후에 불과하며 전공정장비는 약 10%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제조장비도 LCD제조장비는 35-40%, PDP 제조장비는 40% 전후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장비 기술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하자 외국의 일부 해외 장비업체들이 특허 위협·분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 진입을 가로 막고 있다. 여기에 아직은 후발인 대만·중국 뿐 아니라 선진국들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장비 산업을 국가전략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다.

우리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계는 지금 과거 어느 때 보다 자신감에 차 있다. 우리보다 출발이 빨랐던 일부 해외장비업체들의 지속적인 견제 속에서도 세계시장에 명함을 내미는 장비업체가 하나 둘 탄생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업체는 숙원이던 핵심장비의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시장 공략에도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그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부터 수년간 약 10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뤄질 전망인 국내 반도체·LCD 업계 설비투자를 고려할 때, 장비산업 동반성장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돼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자칫 시기를 놓치면 국내 소자(패널)업계의 대규모 투자는 ‘외국 기업들의 잔치’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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