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FCC `고민` 깊어간다

`형평성이냐, 광대역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 촉진이냐.`

미국 정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케이블TV사업자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놓고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 파이낸셜타임스·C넷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은 29일(현지시각) 케이블TV 사업자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통신 서비스로 간주할 것인지 아니면 정보 서비스로 간주할 것인지 판결할 예정이다.

대법원이 케이블사업자의 광케이블을 통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통신 서비스로 규정할 경우 미국 정부가 케이블사업자에 대해 네트워크 공유와 각종 통신 세금 부과 등을 강제할 수 있어 지역전화사업자와 형평성을 맞출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케이블사업자와 FCC측은 그동안 자신에 대한 규제 강화가 광대역 네트워크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 정부가 추진하는 광대역 네트워크 확대 정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배경 및 쟁점=논란은 캘리포니아의 소규모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 ‘브랜드X’가 저렴한 가격에 케이블사업자의 네트워크를 임대할 수 있도록 요청하면서 촉발됐다.

지난 1996년 미국 정부가 제정한 통신법에 따라 현재 지역전화사업자의 디지털가입자회선(DSL) 서비스는 통신서비로 간주돼 네트워크 공유, 통신 세금 등의 규제가 따르고 있다. 반면 케이블사업자의 인터넷 서비스는 정보서비스로 간주되어 각종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케이블사업자가 지역전화사업자를 제치고 약 60%의 고객을 확보했다.

소규모 ISP와 지역전화사업자들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지역전화사업자가 규제를 받는 만큼 경쟁자인 케이블사업자도 각종 규제가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망=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네트워크 구축 비용 및 통신 서비스 요금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전화(VoIP)·전력선통신(BPL) 등 새로운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지역전화사업자와 케이블사업자가 광대역 네트워크를 단순한 인터넷 서비스 제공 용도로만 국한하지 않고 이른바 ‘디지털 홈’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이번 판결은 차세대 서비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안을 두고 FCC와 미국 대법원이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0년 미국 순회법원은 케이블사업자의 서비스는 통신 및 정보 서비스 양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주장을 폈으나 결국 FCC의 강력한 문제제기에 의해 폐기됐다. 2002년 FCC는 케이블사업자의 서비스가 명백한 정보 서비스라고 못박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에 따라 대법원이 통신 관련 규정을 정하는 데 있어 FCC의 권한 수위가 결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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