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기업유치

 지방자치단체들의 용틀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광역단체장을 비롯, 많은 지자체 수장의 발걸음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기 지역에 오라는 단체장들의 안내문이 지하철 등 공공장소를 비롯, TV나 라디오 등 공중파를 통해서도 연일 쏟아진다. 우리 지역에 어느 기업이 들어오기로 했다는 계약기사나 이전이 결정됐다는 기사도 심심치 않게 흘러 나온다. 지역발전을 위해 세계적인 국내외 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지역발전을 위해 단체장이 얼마만한 노력을 했고, 그 결과 지역주민의 삶을 얼마나 개선했는가는 단체장의 업적으로 길이 남겠지만, 한편으로는 차기 선거의 승패를 가름하거나 중앙정부에 진출하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일 게다.

 그러나 이제 지자체들의 기업유치경쟁은 과열이라고 생각될 만큼 너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앙 정부가 유치했던 외국 유수 기업의 연구센터가 몇 달 지나 지자체장의 성과로 다시 이야기되고, 아직 추진단계에 불과한 데도 마치 최종 확정된 듯이 외부에 내보이는 사례도 나타난다. 그렇지만 대기업 본사나 공장을 유치할 경우 지자체의 재정 확보와 함께 지역주민의 고용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단체장들의 기업유치 행보는 지금보다 더욱 빨라질 게 분명하다.

 하지만 단체장들이 바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지금도 많은 지역 기업들은 매출부진에 허덕이면서 하루 하루를 연명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공간의 제약이 덜한 IT산업에서조차 변변한 지방 기업 하나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파급력이야 외부에서 기업을 끌어들이는 것만큼은 못하겠지만 그 정도의 노력을 지방 기업 육성에 투자한다면 장기적으로는 단체장 개인에게나 지역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지방에서 중소규모의 기업을 운영하는 CEO들은 외국 유수 기업를 유치하겠다며 비행기 트랩을 오르는 단체장보다 해당 지역 기업의 육성을 위한 조례를 하나 둘씩 만들어가는 그런 단체장의 모습을 보기를 더욱 원하고 있다.

 컴퓨터산업부·양승욱부장,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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