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LG엔시스

 시스템&솔루션 전문기업 LG엔시스(대표 박계현 http://www.lgnsys.com)는 젊다. 2002년 1월 LG전자 디지털 시스템&솔루션 사업부가 독립할 때부터 따지면 3년차다. 그러나 준비된 기업이다. 국내 IT 기업의 ‘고참’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LG전자가 지난 77년 중형 컴퓨터 개발 및 판매 사업을 시작한 때부터 축적된 R&D·제조·영업·마케팅 노하우와 역량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엔시스가 기대되는 이유도 연륜과 탄탄한 인력을 확보한 기반 아래서 분사를 통해 젊은 기업의 기동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중대형 시스템·금융 자동화기기 선두=LG엔시스 사업은 중대형 컴퓨팅 시스템 공급과 금융 자동화기기 사업 두 축으로 크게 나뉜다.

 먼저 시스템 분야를 살펴보면, LG엔시스는 한국IBM·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HP 등 내로라하는 다국적 컴퓨팅 업체들의 베스트 파트너로 꼽힌다. LG전자 시절 한국형 중대형 컴퓨팅 시스템인 주전산기를 개발하면서 확보된 고객과 서비스 노하우를 따라올 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특히 주전산기 고객이었던 공공 분야 정보화 사업에서는 LG엔시스를 빼놓고 논할 수 없을 정도다. 중앙행정기관 통합자료관 시스템 구축사업을 통해 전국 자료관 시스템 구축 시장의 79%를 점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도행정 정보화 시스템 구축사업, 건교부 건축행정시스템 구축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공공 SI 시장까지 진출해 있다.

 금융 솔루션 분야에서도 LG엔시스는 경쟁업체인 노틸러스효성과 자웅을 다툰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는 LG엔시스가 하드웨어(ATM·CD)부터 각종 서비스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금융자동화기기의 핵심모듈인 지폐 방출기(CDM)를 비롯한 핵심 솔루션을 직접 개발, 수출까지 시도하고 있다.

 ◇서비스와 솔루션 공격적 확대=LG엔시스는 올해 화두로 ‘솔루션&서비스’를 꺼냈다. IT 인프라 구축 사업을 기반으로 솔루션과 서비스 분야에서 매출 40%를 일으키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것. 올해 LG엔시스의 매출 목표는 3600억원. 그중 1400억원 정도를 서비스와 솔루션에서 일으키겠다는 뜻이 된다.

 이기호 LG엔시스 마케팅 부문 그룹장은 “전체 매출 중 솔루션과 서비스 부문이 40%를 차지하는 것은 IBM 등 글로벌 IT 기업의 매출 비중과 비슷한 수치”라며 의미를 강조했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LG엔시스는 이미 지난해 서비스 및 솔루션 매출이 30% 가까이 올랐다. 550명 LG엔시스 직원 중 60% 정도가 서비스 인력일 만큼 고객 관리와 교육, 서비스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해 놓았다. 사후에 문제를 해결하는 ‘애프터 서비스’가 아닌 사전에 문제를 감지해 예방하는 ‘프로액티브 서비스’로 체질 자체를 바꾸고 있다.

 솔루션 개발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LG엔시스는 지난해 출시한 보안솔루션 ‘세이프존’으로 국내 침입방지시스템(IPS)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올해는 중국·일본 등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시스템 자원 설계와 고객 사이트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고가용성 솔루션과 OLAP 솔루션 등 각 분야 특화된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LG엔시스 장종화 전략기획 담당은 “이같은 솔루션들은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각종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 고객만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을 두려워하는 기업=LG엔시스가 솔루션&서비스 부문에서 40% 이상 매출 달성을 실현 가능한 목표로 제시하는 것은 무엇보다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LG엔시스가 공공·금융·제조업 등 확보한 고객사는 1500개사가 넘는다. 어떤 솔루션이든, 어떤 시스템이든 고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게 LG엔시스의 자신감이다.

 LG엔시스 박계현 사장이 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묻는 질문도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모든 전략과 사업은 고객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주문하는 것은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없다면 혁신하라, 더 혁신하라”다.

 LG엔시스는 3년 뒤인 2007년까지 매출 8000억원까지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계현 사장은 “LG엔시스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여러 분야에서 골고루 잘하는 것”이라면서 “세계적으로 경쟁해도 뒤지지 않을 핵심 역량을 마련, 과감한 투자를 통해 초우량기업으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LG엔시스의 혁신활동

 LG엔시스에서 ‘업무는 곧 혁신’이다. 회사의 경쟁력은 고객 만족을 위한 경영 혁신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LG엔시스의 확고부동한 경영지침이다. LG엔시스의 혁신활동은 ‘가치 창출형 혁신 활동’이라고 불리는데 △고객의 관점에서 문제를 접근 △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 △정해진 시간 내 전문가들이 모여 과제 해결의 프로세스에 따라 이뤄진다. 제품 개발에서 판매,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또는 수주에서 생산, 배송, 지원에 이르는 전과정이 혁신 대상이다. 특히 현장에서의 혁신 활동을 격려, 지원하기 위해 최고경영진도 나선다. C레벨 임원들이 과제에 직접 참여하는 현장 경영활동(TDR)을 매주 실시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이미 LG엔시스 직원의 약 90%가 ‘6시그마’ 벨트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2002년에는 경영 전 부문의 프로세스 혁신과 표준화를 통해 국제 품질인증인 ‘ISO9001’을 받았다. LG그룹이 실시한 6시그마 경연대회에서 매회 1등도 휩쓸고 있다. LG엔시스를 평가한 컨설팅 전문가들도 혁신에 관한 한 최고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LG엔시스 경영기획 한가진 그룹장은 “매일 직원의 3분의 2 정도가 혁신 활동에 참가하고 있다”면서 “외부 기업이 벤치마킹을 위해 회사를 방문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업무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는 LG엔시스가 지난해 발표한 차세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ezATM 500’이다. LG엔시스는 끊임없는 혁신 활동으로 전체 개발 일정을 9개월로 단축시켰다. 이는 보통 ATM 신제품이 출시되는 기간보다 2년 이상 단축시킨 것이다. 제품 성능도 인정받아 농협·정보통신부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잇따랐다. 최근에는 서울시로부터 정보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까지 받았다.

 이 회사는 서울시 데이터센터를 통폐합하는 민감한 업무를 총 100일에 걸쳐 390여명의 인력을 투입, 깔끔하게 처리했다. 덕분에 중단없는 민원서비스가 가능했음은 물론이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이끄는 사람들

 LG엔시스는 경영 혁신 활동을 통해 올 초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개발, 생산, 마케팅, 영업, 서비스 등 기존의 기능별 조직을 시스템&솔루션 사업부, 금융시스템 사업부 두 축으로 정비했다. 사업단위별 책임경영 체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신사업 및 솔루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마케팅실을 전략기획실로 승격시켜 차세대 성장 엔진 확보에도 나섰다.

 시스템&솔루션 사업부를 맡고 있는 함병현 사업부장은 마케팅, 영업, SE 등 각 분야 경험이 풍부하다. LG엔시스의 모토 ‘IT 솔루션&서비스 선도기업’를 구체화하기 위한 실무 책임자 중 한명이다. 합리적·논리적인 스타일로 직원들에게 비전을 불어넣어 주는 전형적인 리더형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태규 금융시스템 사업부장은 LG엔시스의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힌다. 금성사 시스템 영업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시스템 영업을 총괄해 왔다.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는 등 회사 경쟁력을 높인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불가능한 일도 그를 통하면 된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추진력이 강하다. 올해부터 금융시스템 부문의 수장을 맡아 금융 시장에서 LG엔시스의 영향력 확대도 기대된다.

 LG엔시스의 미래 성장 엔진 발굴 및 신사업 부문을 맡고 있는 장종화 전략기획 담당은 LG전자 시절부터 디지털 시스템&솔루션 사업부 상품기획, 마케팅을 두루 거쳐 전략기획과 사업추진에 뛰어나다. 급변하는 IT 트렌드와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성장모델을 찾는데 최적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어·일어에 능통해 LG엔시스의 수출사업 및 대외 제휴업무를 책임지고 있기도 하다.

 LG엔시스에서 또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이범희 고객지원 담당이다. 사내에서 누구보다 더 고객 제일주의에 앞장선다. 단순히 말 뿐만 아니다. 그는 2003년에 LG엔시스를 한국 A/S 우수기업으로 올려 놓았고, 지난해에는 개인적으로 노동부로부터 ‘국가기술자격유공자’ 표창을 받았다. LG엔시스의 IT 서비스 품질은 직원들의 고객 우선주의 마인드에서 시작됐다고 이 담당은 전한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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