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신성장동력사업과 균형발전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과학기술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특히 제도적 그리고 상징적 측면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의 부총리 승격과 혁신본부 출범은 정부의 과학기술 입국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차세대 성장엔진으로서의 신성장 동력사업은 과거의 BK21이나 G7사업에 비해 실용적이며, 보다 직접적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와 같은 국가 주도 과학기술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전략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를 중심으로 에너지·환경 분야 등 국가 산업경쟁력을 제고할 분야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 등도 국가 전략과제를 선정하여 강력하게 추진하는 등 첨예한 기술 전쟁의 승기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성장 동력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핵심요소가 있다. 우선 현 정부의 최대 역점 정책인 국가 균형발전과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신성장 동력사업이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적인 균형과 더불어 기업 간 균형, 즉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균형있는 발전이 필요하다. 국가 연구개발 자금의 대부분이 신성장 동력사업에 집중 투자되고 있으며, 향후 수년간 동일 기조가 유지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균형발전의 기조와 신성장 동력사업의 추진 방향 일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까지의 사업 경과를 보면 신성장 동력과제의 관리·집행이 주로 수도권 및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기타 지역의 참여가 극히 미미한 상태다. 이대로 가다가는 신성장 산업의 수혜가 수도권에 집중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과학기술 진흥을 도모하고 국가 연구개발 자금의 균형적인 배분을 위해서는 신성장 동력과제의 관리 및 집행 기능을 지역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단순한 지역 분산보다는 지역산업 특성과 지역 대학과의 연계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혁신 클러스터 개념을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우리나라 국책연구기관의 전문성 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 연구개발 기능을 한 바구니에 담는 것보다는 특성에 맞는 지역이나 기관별로 기능화하고 전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화된 연구활동을 통한 각 기관의 뚜렷한 정체성 확보 없이 ‘백화점’식 연구활동으로는 국가 기술개발 투자의 효율성을 거두기 힘들다. 이런 관점에서 정통부가 연초 대통령 보고에서 신성장 동력사업에 지역거점 개념 도입을 제안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역에서 추진되는 각종 연구개발 사업도 지역 혁신 클러스터 개념을 도입하고 지역 테크노파크, 대학 그리고 지역 산업체 간 역할 분담을 효율적으로 이끌어낸다면 연구개발의 성공과 상업적 효과가 극대화될 것은 자명하다.

 무엇보다도 신성장 동력산업의 지역 분산에 성공하면 지역 중소기업에도 그 수혜가 폭넓게 돌아갈 것이며, 이는 곧바로 국가 균형발전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건설교통부와 산자부가 발표한 전국 6개 도시 지식기반 신도시 건설계획 역시 고무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여기서 정부는 결국 지식도시 건설사업도 과학기술의 뒷받침 없이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우리의 경제, 과학기술 정책의 시장 친화력에 관한 문제다. 과거 개발 주도 시대의 과학기술 정책은 공급자 관점에서 추진되었던 경향이 뚜렷했다. 이러한 정책 방향 역시 앞으로는 기술 시장의 수요 및 기술 소비자 관점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즉 기술 개발을 통한 시장(기술 시장, 소비자 시장) 활성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국내 유효 수요 창출의 중요한 역할을 할 중소기업이 신성장 사업의 수요자요 수혜자가 되도록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신성장 사업이 국가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는 데 궁극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 연구개발 역량 증가 및 자금의 균등한 수혜와 기회 없이는 과학기술을 통한 지역의 균형발전과 기업 간 균형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

◆정규석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원장 kschung@dgist.ac.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