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MS 등 우리사주제 왜 축소하나

실리콘밸리 내 기업에서 근무하는 일반 직원들을 위한 마지막 보상책의 하나인 우리사주제도(ESPP:Employee Stock Purchase Plan)가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우리사주제도는 직원들이 회사 주식을 할인해서 살 수 있는 제도. 그러나 HP·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IT업체들이 이 제도를 줄이거나 폐지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IT기업들이 우리사주제도를 축소하는 것은 미국 의회가 기업 이익에서 스톡옵션과 ESPP 비용을 공제하도록 의무화한 새로운 회계규정을 차단하지 않을 것으로 기업들이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규정은 오는 6월부터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발효된다. 전문가들은 회계규정 개정이 실리콘밸리의 기업들로 하여금 ESPP를 재고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일각에선 단지 이 때문에 ESPP가 위협받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일부 기업 임원들은 참여도가 너무 낮고 관리비용이 너무 높다고 꼬집는다. 전문가들은 이 프로그램이 직원들로 하여금 주주처럼 생각하도록 만드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며 많은 직원이 이익을 얻기 위해 주식을 재빨리 처분하고 있다고 말한다.

 HP는 현재의 프로그램이 너무 관대해 오는 8월에 이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HP 홍보담당자는 “이 결정은 스톡옵션의 비용처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 “관련 업계의 표준을 따르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비롯해 미국의 4000여 기업들은 ESPP를 실시하고 있다.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은 1000만명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ESPP는 직원들에게 사실상 수익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인기다. 이는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낼 수 없는 스톡옵션과는 다르다. 이름과 회사를 밝히기를 거부한 한 반도체업체 직원은 “많은 동료가 스톡옵션보다는 ESPP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ESPP에선 근로자들이 3∼6개월마다 15% 할인된 가격에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다. 많은 기업은 매입기간의 개시나 종료 중 주가가 낮을 때 할인을 적용해 더 큰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특히 실리콘밸리 업체들은 24개월 전의 가격을 고려한 ‘룩백(look-back)’ 규정을 적용하는 게 보통이다. 이 경우 주가가 오르면 15% 할인에 2년 동안의 주가 상승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 할인율만큼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지난 해 실시된 머서 인적자원 컨설팅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5개 업체 중 2개사는 어떤 형태로든 ESPP를 바꾸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보편적인 변화는 할인율을 줄이는 것이고 그 다음은 ESPP를 아예 폐지하는 것이다. 룩백 규정을 폐지하거나 직원들이 받을 수 있는 주식의 규모에 상한을 두는 방법도 있다.

 오라클은 할인율을 15%에서 5%로 낮췄는데 전문가들은 너무 낮아 직원들이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HP는 룩백 기간을 24개월에서 6개월로 대폭 줄였다. MS는 할인율을 낮추는 한편 룩백 제도도 폐지했다.

 십슨 컨설팅의 제시 퓨어월 컨설턴트는 “3개 업체 중 하나는 ESPP를 폐지할 것”이라며 “그러나 일반적으로 IT업체들이 이 제도 폐지에 더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코니박 기자 con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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