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이경호 엔터기술 사장(6,끝)

(6·끝) 문화콘텐츠 전문기업으로

최근 남미 에콰도르 어느 시골 마을에서 가전 매장을 지나다 우리 노래반주기를 발견한 적이 있다. 너무 반가워 가게에 들어가 “저 제품 어떠냐?”고 물었더니 그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며 제품을 칭찬했다. 내가 이 제품을 만드는 곳 사장이라고 하니 그 가게 주인은 기념 사진을 찍자고 했고, 그 사진을 매장에 걸어 두는 것을 보고 한국의 중소기업인으로 뿌듯한적이 있었다.

일본의 산요 사장은 “일본의 백만 가정에 엔터기술의 브랜드 ‘온스테이지’가 공급된다면 당신은 일본의 새로운 문화를 하나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올해에는 일본에서만 누적 판매 백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니 일본의 가정 문화 하나를 우리 회사가 새로 쓰는 셈이 된다.

이렇게 나는 미국, 일본, 필리핀, 남미 시골 마을 등 세계 50여개국에 진출해 그 나라 가족 문화를 새로 쓰고 있는 회사 제품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제 고정 수출국 외에도 중동, 유럽 등 새롭게 개척한 곳에서도 반응들이 점점 나타나고 있다.

세계에 판매된 노래반주기는 100만대. 또 그 반주기에 들어가는 미디음악 곡 수도 10만여 곡에 달한다. 세계 최대의 미디음악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브라질, 우크라이나, 중국 등 8개국에 현지 음악 제작실을 운영하며 60여명 이상의 미디 음악가를 양성해서 가능했던 일이다. 이들은 그 나라 문화와 언어에 맞는 음악 콘텐츠를 제작해 현지에 공급하고 있다. 음악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 미디음악 제작기술과 해외 각국의 음악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노하우는 마이크 하나에 모든 기능을 담은 반도체집적(ASIC)기술과 더불어 우리 회사가 독보적인 위치에 설 수 있었던 또 하나의 경쟁력이다.

최근 일본내 타 기업들의 시장 진입으로 시장 활성화가 기대하고 있다. 파나소닉 등 대형 가전사들이 노래반주기 시장을 보고 이제 막 뛰어 들었기 때문이다. 회사로서는 당연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세계 시장으로 제품 판매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마케팅 한계를 뛰어넘어 시장 규모를 키워나갈 큰 기업들이 필요하다. 우리는 10년 이상을 준비해 왔다. 시장 규모가 커졌을 때 이들과 당당히 겨뤄 점유율 1위를 달성할 제품 경쟁력을 이미 갖췄다고 자부한다.

회사는 지난 한 해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이 2003년 대비 65%이상 증가한 652억원을 달성했다. 하드웨어가 판매 된 만큼 신규 미디팩을 구매하는 고객도 늘어나 고부가 미디팩을 통한 순이익도 증가했다. 연초 목표 대비 매출액 순익 모두 예상을 선회했다는 점에서 명절이나 휴일도 반납하고 일해 준 전 직원들의 노력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매년 이익의 3분의 1을 주주들에게 되돌려 주는 주주 중심의 배당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이미 발표한 바도 있다.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유지하고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에 더욱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부설 연구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매출액 대비 3.4% 수준의 R&D투자도 유지할 계획이다. 디지털TV에 맞는 콘텐츠 및 노래반주기 출시도 준비 중이다. 그리고 휴대형 영상노래반주기와 음악 콘텐츠 그리고 반도체 설계 기술을 이용한 다각화된 비즈니스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쌓아 온 경쟁력과 경험을 토대로 첨단 기술을 보유한 문화 콘텐츠 전문기업 엔터기술을 만들기 위해 초심의 마음을 품고 더욱 매진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지향해 나갈 미래다.

leeenter@enter-tech.com

사진: 2003년 7월 코스닥에 등록한 엔터기술은 이익의 3분의 1을 주주배당으로 약속하는 등 주주이익에 앞장서고 있다(왼쪽에서 세번째가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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