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전자선거 국제 콘퍼런스`개최

부재자를 빼고 왜 투표를 하루에 마쳐야 할까? 원하는 유권자는 누구나 원하는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없을까? 국외에 일시 체류 중인 유권자는 왜 투표할 수 없는가?

지금까지 선거(투표)행위로는 상상이 힘든 이 같은 물음의 해결을 모색하는 전자선거 국제 콘퍼런스가 아시아지역 최초로 서울에서 열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지담)가 17, 18일 양일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전자투표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 국내외 전자선거 전문가들은 “전자선거는 투표에 단순히 IT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혁신과 민주주의 혁신의 계기가 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자선거의 의미= 윤영민 한양대 교수(전자정부전문위원회 위원)는 ‘전자선거- 민주적 과정의 재설계’라는 발표에서 “전자선거와 전자투표는 투표 4대 원칙, 투표방식, 토론 방식, 문서행위 등과 같은 절차 민주주의를 흔들 수 있다”라며 “민주적 과정의 재설계라는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인터넷과 휴대폰이 일상화하고 정치적 의사소통 경로가 많아짐에 따라 국민들이 직접 정치, 행정에 참여할 공간이 넓어졌으며 투표행위도 전자, 인터넷 선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윤 교수는 “선관위는 단순한 선거 관리자를 넘어 민주적 과정의 혁신을 주도하는 민주주의의 관리자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전자선거는 국제적 흐름= 토마스 북스바움 오스트리아 외교부 담당관이 발표한 ‘전자투표의 최근 실험사례’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약 25개 국가가 전자투표기를 쓰는 선거(e보팅)이나 인터넷을 통한 선거(i보팅)를 치루고 있거나 도입할 예정이다. 효력이 인정되는 공직 선거에서 미국, 러시아, 벨기에, 네덜란드 등은 이보팅 시스템을, 영국과 스위스, 프랑스 등은 이메일을 통한 투표를 실시 중이다.

북스바움 담당관은 “국가별로 다른 수준으로 전자선거를 도입 중이며 법적, 기술적, 정치적 이슈가 남아 있어 테스트 없이 성급하게 도입하면 국민의 저항을 받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반드시 단계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없나?= ‘신뢰’가 가장 큰 관건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도 전국적으로 600건의 오작동 오류가 보고됐다. 오하이오주에선 638명이 투표했는데 특정 후보의 지지표가 4258표나 나와 미국에 큰 파장을 몰고왔다. 이 같은 경험때문에 미국은 전자선거 전면화에 부정적이다.

우리나라에도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한국교총의 전자투표 과정에서 에러가 발생해 신뢰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졌다.

한 전문가는 “전자선거는 기본적으로 고위험 시스템”이라며 “그러나 전자투표가 위험하기 때문에 도입을 미루는 것은 마치 대형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 있는 시설은 설치해선 안된다는 주장과 같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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