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계열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가시화됐다. 팬택계열은 지난해 자체 브랜드사업을 본격화한 이후 최근 들어 북미·유럽·동남아·중국·러시아 등 주요 거점 지역의 현지 본사를 설립, 늦어도 오는 2007년에는 글로벌 톱5에 올라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배경·의미=팬택계열이 북미본사와 유럽본사 설립을 서두른 것은 현지시장을 직접 공략하지 않고서는 글로벌마켓을 장악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팬택은 그동안 오디오박스·모토로라 등과 아웃소싱 사업을 활발히 펼쳐왔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의 한계에 직면, 자체 브랜드사업을 공식화한 후 곧바로 지역별 거점 본사 설립에 나서게 된 것. 이에 따라 팬택계열은 명실상부한 다국적기업으로서 거점 네트워크를 확보, 일단 휴대폰 명가의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유럽 허브화 ‘스타트’=우선 오는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럽본사를 설립,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페인 등 서유럽지역을 총괄하도록 할 방침이다. 유럽본사는 특히 팬택이 글로벌기업을 지향하는 최일선 전진기지로 삼아 노키아·모토로라 등 구미업체들과의 경쟁에 대비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미 유럽지역의 서비스와 물류지원을 위해 지난해 11월 암스테르담에 설립한 유럽물류법인의 활용방안을 수립한 바 있다.
팬택계열의 고위 관계자는 “유럽시장에 진출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휴대폰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며 “현재 3∼4개 유럽 이동통신사업자와 구체적으로 제품공급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동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조만간 오스트리아 빈에 유럽본사 지사를 설립, 터키·체코·폴란드 등의 시장 진출을 서두를 예정이다. 최근 들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러시아의 경우도 유럽 본사 수준으로 지사 역할을 강화해 사업 역량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팬택은 이미 러시아 시장에서 블루투스폰·지문인식폰·메가픽셀폰 등 16종의 첨단폰을 앞세워 진출 1년 만에 시장점유율 8%를 차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러시아 지사는 우크라이나·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의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북미거점 R&D 더욱 강화=팬택계열은 또 내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북미본사를 정식 오픈, 북미시장과 멕시코·브라질 등 중남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북미본사는 현재 현지인 100여명을 연구원으로 채용한 상황이며 연말까지 200여명으로 늘려 현지 문화와 유행, 기술·디자인 등을 휴대폰 개발에 반영하는 등 대아메리카 전진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북미본사는 특히 현지 이동통신사업자와의 협력관계 강화는 물론 각종 R&D 능력을 높여 연구센터로서의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CDMA 라이선스를 확보한 중국거점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GSM시장에도 독자브랜드로 진출할 예정이며, 동남아 지사도 설립해 지사별 협력체제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동남아 지역은 태국·대만·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주요 수요국가에 지사를 설립, 거래처 확대를 꾀한다는 목표다.
◇전망=팬택계열의 글로벌화는 일단 유럽본사의 안착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미시장의 경우 지난해 성공적으로 진출한 상황이라 북미본부 출범은 이를 강화, 지원하는 체제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유럽본부와 러시아·동남아 지사의 설립 및 강화는 새 시장 확보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이의 가시적인 성과 여부가 글로벌시장 성공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휴대폰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팬택의 공격적인 전략은 글로벌 휴대폰시장의 조명을 받기에 충분하다”면서도 “대내적으로는 올해 환율과 대외적으로는 노키아·모토로라 등의 견제, 중국업체들의 가격공세가 예상되는만큼 글로벌 거점의 안착도 장밋빛만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노버(독일)=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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