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클린턴과 부시

 미국 민주당 대통령인 빌 클린턴은 미국인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친근한 인물이다. 그가 미국민은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IT다. 그의 국가부흥 어젠다는 ‘IT를 통한 미국의 재건’이다. 이 시기 미국은 IT산업의 꽃을 피웠다. 전세계 IT산업의 종주국 역할을 하면서 유수의 IT업체들을 키워냈다. 그리고 IT업체들은 클린턴의 든든한 후원자로 재선의 성공을 일궈냈다. 그의 어젠다는 전세계로 파급돼 IT 부흥시대를 열었다.

 반면 현재 미국의 대통령인 조지 W 부시는 다르다. 그의 어젠다는 에너지다. 미국의 강력한 힘을 주장하는 그의 생각은 가장 강력한 무기인 에너지를 장악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나라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석유전쟁이라고 일컬어지는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다. 부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 2003년 부시는 연두교서에서 ‘수소에너지 주도권(Hydrogen Fuel Initiative)’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12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미 선진 1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분야의 최대 국제협력 채널인 ‘수소경제 국제파트너십(IPHE)’을 주도하고 있다.

 클린턴과 부시는 ‘미국의 힘’에 대한 서로의 의제가 달랐다. 한 가지 공통점은 미국 대통령의 의지가 세계 경제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클린턴의 IT가 전세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듯 부시의 에너지가 세계 경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요즘 널뛰는 유가에 정부가 당혹해 하고 있다. 미 동부의 이상한파, 중동정세의 불안, 텍사스 유전의 화재와 같은 꼭 집을 수 없는 근거를 불안한 유가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 역시 노골적으로 “언제까지 널뛰는 유가에 한국 경제를 맡겨 놓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수소에너지다. ‘석유경제’에서 ‘수소경제’로 틀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라야 2010년에나 일부 상용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30∼2040년 사이에는 ‘수소경제’가 일반화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무한한 청정에너지 수소를 향한 걸음은 고무적이다. 다만 그 첫걸음이 미 대통령의 어젠다였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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