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콘텐츠 업계가 영상 저장·재생장치로 각광을 받고 있는 하드디스크형 디빅스(Divx)플레이어의 확산에 오히려 긴장하고 있다. 하드디스크형 디빅스플레이어가 가뜩이나 심각한 불법복제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PC 없이도 TV에서 구동할 수 있는 하드디스크형 디빅스플레이어는 기존 데크형(CD롬 재생)과 달리 영상을 CD로 구울 필요가 없는게 특징. 이 때문에 디빅스플레이어는 최근 데크형을 밀어내고 시장 주력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DVD타이틀 배급사를 포함한 영상콘텐츠 업계에서는 하드디스크형 디빅스플레이어가 이같은 장점으로 콘텐츠 불법복제 및 다운로드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에서는 디빅스플레이어에 콘텐츠 무단 사용 방지장치(DRM) 장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영상협회 한 관계자는 “최근 영상저장장치 시장에서 저가의 하드디스크형 디빅스플레이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디빅스 동영상을 TV로 쉽게 볼수 있어 불법 복제 및 다운로드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에서는 사태추이를 살펴본 후 대책마련을 수립할 계획이다.
영상콘텐츠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하드디스크형 디빅스플레이어 제품 공급이 급증하면서 소비자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초만해도 관련제품 제조업체가 1∼2개사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10여개사로 늘어났다. 가격도 커져 20만원(하드디스크 제외)이 넘던 것이 16만원 가량으로 하락했다. 올 상반기중에는 값싼 중국산도 본격 출시될 것으로 보여 가격하락은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DVD 원본을 그대로 복사할 수 있는 PC용 DVD라이터가 10만원대 이하(16배속 기준)로 떨어진 것도 영상콘텐츠업계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DVD라이터는 기존 CD-RW를 대체하며 광디스크드라이브(ODD)의 주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여 영상콘텐츠업계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DVD 배급업체 한 관계자는 “디빅스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은 월 평균 유통량이 5000대 가량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는 그 이상일 것”이라며 “연말에는 월평균 1만5000대 돌파가 예상돼 영상콘텐츠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영상콘텐츠업체들은 그동안 불법복제 사이트 등 온라인 환경에 대한 단속에 치중해왔으나 디빅스플레이어에 DRM장치의 장착 의무화 추진 등 불법복제 재생 하드웨어에 대한 관심도 기울일 계획이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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