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사에 근무하는 이지영 팀장은 사업 기획을 위해 웹 서핑으로 자료를 찾던 중 뒷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인터넷에서 받은 자료 중 자신이 만든 내용과 거의 똑같은 문서를 발견했던 것. 이 팀장은 내용 일부가 약간 수정되었지만 자신이 며칠을 고생해서 만든 자료이기에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그는 혹시 기획안과 함께 노트북에 저장한 회사 내부 문서까지 유출되지 않았을까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아찔했다.
노트북에 ‘자물쇠’를 채우는 보안이 이슈로 부각하고 있다. 업무 환경이 데스크톱에서 노트북 중심으로 바뀌고 연락처나 금융 인증서, 개인 신용 정보와 같은 기록을 노트북에 보관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보안 기능을 강화한 노트북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주요 노트북 업체는 ID와 패스워드를 통한 단순한 보안 방식에서 벗어나 케이블 로크, 지문 인식, 보안칩 등 최첨단 방식을 통해 노트북의 보안성을 높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노트북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로 ‘모바일과 성능’ 못지않게 ‘보안성’에 주목하고 제품 개발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한국HP는 오는 10일 대대적인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기업 고객을 겨냥해 보안 기능이 대폭 강화된 노트북을 선보인다. 이들 제품은 잠금 장치인 ‘케이블 로크(cable lock)’, 정보 보호를 위한 ‘펌웨어’, 무선 보안 등을 통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보안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특히 펌웨어 보안 기능은 내장된 보안칩이 운용체계를 실행하기 전에 사용자 인증 과정을 거쳐 허가된 사용자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통합 무선LAN 솔루션을 통해 WFA2·AES 암호 모듈과 같은 최신 보안 표준을 지원해 무선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료의 손실을 방지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한국IBM도 이에 앞서 ‘씽크패드 T43’ 모델을 통해 지문 인식 등 IBM 특허 기술이 사용된 ‘보안 노트북’을 선보이고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한국IBM은 시스템을 백업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거나 삭제된 파일을 복구시키는 기술(rescue and recovery), 업데이트를 통해 바이러스와 웜에서 노트북을 보호하는 ‘안티 도트’ 기술 등을 통해 ‘바이러스에 강한’ 노트북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도 보안 노트북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센스 ‘X20’ 모델에 처음으로 지문 인식과 더불어 성능이 강화된 하드웨어 보안칩과 복구 솔루션을 내장했다.
LG전자도 기업용 시장을 겨냥해 보안 기능을 크게 높인 ‘X노트 LM60’ 시리즈를 선보였다. LG전자는 하드디스크에 별도 비밀번호를 부여하는 ‘HDD PIN’ 보안시스템을 채택하고, 모바일 오피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수십 개의 IP를 자동으로 관리하는 ‘IP 오퍼레이터 2005’를 내장하는 등 보안성과 모바일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이 밖에 델이 최근 미국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보안칩이 추가된 노트북 모델을 공개하는 등 ‘보안 노트북’이 PC업체의 새로운 마케팅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김대환 한국HP 이사는 “노트북 환경으로 PC시장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중요 문서와 개인 생활 기록은 물론 중소기업의 경우 재무 정보와 인사 기록까지도 노트북으로 관리하는 추세”라며 “앞으로 노트북의 보안 기능이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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