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핵심 기간통신망인 KT 유선전화가 28일 8시간이나 불통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정확한 원인 분석과 함께 향후 재발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KT는 사고 원인에 대해 월말 신용카드 결제 호(call)가 집중되면서 지능망과 함께 사용하는 일부 지역의 시외교환망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라 해명했지만 안이한 초기 대응과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복구시간이 최대 8시간이나 걸렸다. 더욱이 112, 119 등 긴급 통화와 1588, 1688 상업통화까지 중단되면서 책임자 처벌과 손해 배상 등의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통화대란 왜 발생했나=KT측이 1일 밝힌 종합분석에 따르면 28일 오전 10시반께부터 지능망과 시외교환용망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안양과 부산, 대구 중계시스템(TOLL)을 중심으로 신용카드 폰뱅킹 결제 등에 사용하는 1588, 1688 등의 통화량이 이상 급증했다는 것. 평소 250만콜(5분 기준)에 머물던 폰뱅킹 호가 월말 결제일에 징검다리 휴가가 겹치면서 390만콜로 46%나 늘어나 해당 통화는 물론 시외전화, 이동전화(LM)까지 통화성공률이 10%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당초 한두 시간 내 끝날 것으로 가볍게 생각했다가 호폭주를 다른 지역으로 분산하는 작업이 늦어지면서 일부 지역은 저녁 7시나 돼서야 겨우 통화성공률이 50%대로 회복됐다.
◇문제는 없나=우선 KT가 해당 지역의 망설계를 안일하게 했다는 점이 화를 불렀다. 폰뱅킹, 전국 대표전화 번호 통화량 증가에 대비해 회선을 증설하지 않은 데다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112, 119 등 긴급번호도 하나의 교환회선에 연결하면서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더 심각한 것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KT의 대응체계다. 상황의 긴박함에 맞춰 해당 시청 등 관계 당국에 알려 시민에게 제때 고지했다면 사태 회복이 빨라졌을 것이다. 고장신고를 담당하는 100번 역시 불통인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신뢰성 저하, 손배소 책임져야=구체적인 피해사례나 액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소송을 포함한 문제제기가 잇따를 전망이다. KT의 유선전화 약관에는 ‘10시간 이상의 불통시 호별로 조사를 통해 배상한다’고 돼 있지만 시민단체 등이 불합리성을 제기할 가능성도 높은데다 긴급 구조나 영업상 피해가 입증된다면 KT 측이 어떤 형태로든 배상의 책임을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KT 측은 “불가항력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국가 기간통신망, 보편적 서비스 사업자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은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대구=정재훈기자·정지연기자@전자신문, jhoon·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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