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통신방송구조개편위 설치를 위한 실무단 구성은 통신방송위 설립을 위한 범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첫 움직임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통신·방송 융합 현상이 급격화하면서 통신·방송 통합기구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요구됐지만, 방송위원회·정보통신부·문화관광부 등 관련 정부기관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논의를 진전시키기 못했다. 참여정부 역시대통령 공약 사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현안에 밀려 제데로 손을 대시도 못했다.
워낙 관련 기관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데다 청와대가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서 통신방송위 설립이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전망도 나왔었다. 그러나 올해 정치적 현안이 많지 않을 것이며 참여정부 3년차에 더 이상 논의를 늦출 수 없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내밀었다. 국회도 여당과 야당을 불문하고 통신방송위 설립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했다.
물론 방송위·정통부·문화부 등 각 정부부처, 여당과 야당의 정치권, 언론노조 및 시민단체 등 이익단체들의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해 설립까지 넘어야 산이 많다.
하지만 공론의 장을 처음 마련함으로써 그간 외곽에서 흩어져 나왔던 목소리가 한 곳에 집중하게 되며 불꽃튀는 논리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통신방송위 설립까지=통신·방송 통합규제는 미국·영국·일본 등 해외 선진국들이 이미 실시하고 있는 형태로 국내에서도 그 필요성이 수년 전부터 언급됐다. 전 국민에게 일반화됐을 뿐 아니라 시장 규모가 거대한 통신분야와 사회·문화·정치적 파급력이 큰 방송분야를 통합한다는 것이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설립 과정도 복잡하다. 그 시발점이 이달 중순에 발족할 통신방송구조개편위 설치 실무단이다. 실무단은 대통령 산하의 구조개편위 설치를 위한 대통령령을 마련해 2분기 중 구조개편위를 설치를 목적으로 한다.
구조개편위는 대통령 자문기구로서 정부기관·학계·전문가그룹·업계·시민단체·언론노조 등을 총망라한다. 구조개편위는 지난 2000년 설립된 통합방송위 구성을 위해 대통령 자문기구로 출범했던 방송개혁위원회와 비슷하다. 구조개편위는 여러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만큼 정부부처 이상의 권한과 위상을 담보로 한다. 구조개편위는 우선 통신방송위 설립을 위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통신방송위 설치법 제정을 추진하고 통신방송위 구성 형태, 권한, 직무 등을 논의·추진한다.
◇과제 및 전망=통신방송위는 내년 제2기 방송위 임기가 끝나는 5월에 맞춰 설립하는 게 직무의 연속선상 적기라는 지적이다. 통신방송위는 통신·방송 융합법 제정이 최우선 과제다. 통신방송위 설립 이전에 융합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규제기관이 분리된 현 체제 아래에선 방대한 융합법 제정이 사실상 어려워 통합기관이 직접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통신방송위의 위상 및 직무와 구성형태를 확정하는 데에도 난관이 예상된다. 현 방송위와 같이 독립 정부기관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독립기관일 경우 규제·행정만을 맡기고 정책부문을 정부부처로 이관해야 한다는 의견도 무시할 수 없다. 구성에서도 조직의 대부분을 차지할 방송위 사무처와 정통부와의 통합이 걸림돌이다. 공무원 신분인 정통부 직원과 일반인 신분인 방송위 사무처 직원이 통합해야 해 직원 신분 규정에도 갈등이 예상된다.
◇빨라진 기관별 움직임=구조개편위원회가 통신방송위의 구성을 확정하는 만큼, 각 기관은 구조개편위 설치 실무단 파견에서부터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사실상 전열 정비다.
방송위는 지난달 25일 실무단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정책1부의 타 업무를 정책2부에 이관하고 정책1부를 대폭 확대해 전담팀 형태로 개편했다. 또한 전담팀장에 현재 교육파견중인 박희정 전 기획관리실장이 맡게 된 것도 이례적이다. 정통부 역시 청와대 파견 경험이 있는 김준상 방송위성과장을 실무단에 재파견하고 통신방송융합전략기획단이 실무단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월드뱅크 파견을 끝내고 정통부에 복귀해 기획단장을 맡은 이기주 국장은 이 분야의 ‘베테랑’이다.
문화부도 방송 관련 직무 경험이 많은 청와대 파견중인 조현래 서기관을 복귀시켜 실무단에 재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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