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2세의 한 벤처기업인이 일본 열도를 흔들어 놓고 있다. 지난 96년 도쿄대 재학시절 인터넷 업체를 창업해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 사장이 화제의 주인공. 그가 세간의 이목을 끄는 것은 일본 우익 진영을 대변하는 미디어 재벌 후지산케이그룹을 인수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미 후지TV와 상호지분출자 관계에 있는 니혼방송(NBS) 지분 40% 이상을 인수, 경영권 인수에 한 발짝 다가섰다. 호리에 사장은 경영권 인수에 성공하면 산케이신문을 비롯해 그룹 경영 전반에 메스를 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다급해진 후지산케이 측은 NBS의 신주인수권을 후지TV에 부여, NBS 지분을 70%까지 높이겠다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이에 호리에 사장은 신주인수권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내겠다고 응수, 향후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그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은 아주 뜨겁다. 그의 파격적인 행보 때문이다. 터무니 없는 회사 주식분할도 그 중 한 가지다. 1년여 전 그는 라이브도어 주식을 100분할해 주식수를 100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주식 100분할은 일본 증시 사상 초유의 일이다. 주가 상승을 위해 주식을 무리하게 분할하는 것 아니냐는 외부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던지 아예 증권사 하나를 덜컥 인수해 버렸다.
작년에는 비록 무산되기는 했지만 일본 프로야구단 긴테쓰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해 일본인들의 뇌리에 라이브도어라는 이름을 새겨놓았다.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식의 ‘돈’에 대한 철학도 화제다. ‘백억엔 버는 법’ ‘돈 버는 게 이기는 것’ ‘돈 버는 회사를 만드는 법’ 등 그의 성공 스토리와 경영철학을 담은 책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 있는 것만 봐도 일본인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그는 꿈도 얘기한다. 자신의 어릴 적 꿈이 우주선 발사와 화성 탐사였다며 3∼5년 내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다음 목표는 화성탐사 아닐까.
그런 그가 이제는 미디어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미 무가지를 창간키로 했으며 지금은 후지산케이 인수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만약 그가 우익 진영 대변지인 산케이와 후지TV의 실질적 경영자가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상상만으로도 재미 있다.
국제기획부·장길수부장,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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