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와 고양이, 나무두더지 등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시각지도의 차이를 자성체의 물리현상으로 설명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의 신비를 푸는데 한걸음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항공대 물리학과 비선형 및 컴플렉스 시스템 연구실의 김승환 교수(45)와 조명원 박사(33) 연구팀은 포유류 뇌의 시각 피질 지도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패턴에 대한 연구결과를 물리학 최고 저널인 ‘피지컬 리뷰 레터(Physical Review Letters)’ 18일자에 발표한다고 17일 밝혔다.
주어진 정보에 반응하는 뉴런(신경소자)들의 분포를 파악해 뇌의 기능성 지도(functional map)를 그려내는 것은 뇌의 신비를 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과제로, 특히 후두엽(뇌의 뒷부분)에 위치한 1차 시각 피질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명확해 많은 실험적, 이론적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뇌의 1차 시각 피질에는 양쪽 눈 중 하나에서 오는 정보에 더 잘 반응하는 ‘안우성(ocular dominancen) 뉴런’과 특정 방향의 막대 형상에 더 잘 반응하는 ‘방향성(orientation column) 뉴런’이 각기 다른 층으로 존재한다. 이 중 방향성 지도는 칼라지도이며, 안우성 지도는 희색과 검은색으로 나타나는 흑백지도이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포유류에서 짧은꼬리 원숭이와 고양이, 나무두더지로 대표되는 적어도 세가지의 다른 시각지도의 형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이번 발표 논문에서 세 동물들의 각기 다른 시각 피질 지도가 자성체에서 나타나는 자성들의 각기 다른 분포 타입들과 일치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기존 자성체 연구에서는 방향성과 안우성 성질을 가진 성분들이 상호경쟁을 하는 경우 세가지 다른 형태의 자성분포를 가진다는 것까지만 확인된바 있다.
김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 더 나아가 포유류 세가지 중 어느 타입에 속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방향성 뉴런과 안우성 뉴런의 상호경쟁의 정도를 수치화했으며, 동물 실험 데이터들이 여기에 일치한다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로 향후 뇌의 피질 발달과 뇌 기능 지도 연구가 크게 진전되고 특히 인공시각을 만들기 위한 연구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앞으로 뇌의 기능을 연구하기 위해 생물학과 물리학간의 학제간 연구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가 매우 복잡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물리학적 방법론을 응용해 뇌 현상의 보편적 이해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사진: 얼룩말과 같은 줄무늬 모양의 짧은꼬리원숭이 안우성지도. 표범과 같은 물방울 모양의 고양이 안우성 지도, 매우 약한 안우성 지도와 뚜렷한 줄무늬 모양의 나무두더지 방향성 지도(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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