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벤처지원기관들이 기존의 재무위주로 구성된 기업평가 기준을 기술 중심으로 대폭 개선한다. 이에 따라 올해는 재무능력 및 담보력이 부족하더라도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벤처기업들이 제대로 평가받으면서 자금확보에 유연성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13일 관련 정부 유관기관에 따르면 기술신용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 양대 보증기관과 한국기술거래소 등 벤처 지원기관들은 기술 벤처기업 지원 일환으로 평가시스템 업그레이드에 한창이다.
올해 기술평가 보증규모를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2조5000억원으로 확대 예정인 기술신용보증기금(기술신보·이사장 박봉수)은 이달부터 새로운 기술평가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 기술신보가 지난해 7월부터 연세대 산업공학과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시스템은 5년여간 축적된 1만1000여건 DB 실증분석을 통해 사고예측 모형을 만들었으며 또한 기술을 사업화했을 경우 기업의 안정성·성장성·수익성·활동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기술평가와 관련된 기업 및 경제 환경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술평점을 산출한 것이 특징이다. 기술신보 평가기획부 김상훈 부부장은 “기존 평가시스템이 해외 모델을 기반으로 했다면 새로운 시스템은 그동안 축적된 국내기업 정보를 실증분석을 통해 반영했다”며 “기업과 기술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기술거래소(사장 연원석)는 기술평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기술의 수명주기 △기술 기여도 △기술할인율(미래가치를 현재 기준 추정) △기업의 업종별 투자규모 등을 반영한 표준변수를 연내 개발해 적용한다. 기술거래소 여인국 기획가치평가본부장은 “기술 벤처기업의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방법론이 필요하다”며 “표준변수 개발을 통해 정성적보다는 과학적 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거래소는 이와 함께 은행 및 벤처캐피털 등 금융기관들이 기술 벤처기업을 평가할 수 있도록 외부 공개용 평가시스템을 연내 개발해 보급한다.
신용보증기금(신보·이사장 배영식)도 올해 5조6000억원을 혁신 선도형 중소기업에 보증하는 것에 맞춰 보증심사제도를 대폭 개편한다. 주로 부품·소재산업과 IT·바이오기술(BT)·나노기술(NT) 등 신산업 분야의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것으로 △미래의 사업전망과 수익성 △연구개발(R&D)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내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의 벤처 육성책과 맞물린 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정부의 벤처육성책 성패가 ‘우수 벤처 옥석 가리기’에 달려 있다는 지적속에 이뤄져 주목받고 있다.
벤처업계는 “실제로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그동안 담보부족 등을 이유로 대다수 기술 벤처기업들에게 여신을 제공하지 않아 왔다”며 그런만큼 이들 지원기관들의 평가방식 변경은 향후 벤처기업들의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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