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IT산업 재도약 기대하며

연초라서 그런지 남녀 직원을 막론하고 외모의 변화가 많이 눈에 띈다. 생머리에서 웨이브 형으로 바뀌었거나 캐주얼 복장에서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변화된 모습들이다.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올 한 해는 새로운 각오, 변화된 모습으로 시작하겠다는 무언의 다짐이 있었으리라.

 지난 28일 광화문 근처에서 정보통신인 신년회가 열렸다. 체신부에서 정보통신부로 바뀐 지 꼭 10년이 됐기에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재도약의 기회로 IT839를 통한 따뜻한 디지털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행사의 주제였다. 인사말과 축사로 이어지는 평범한 연례 행사였지만 며칠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다시 살아날 경제의 불씨에 기름을 붓고, 잘되길 염원하는 의식과도 같은 자리였다.

 오명 부총리를 비롯해 국회의원, 역대 장·차관, 업계·학계·연구계 및 산하기관 IT 관련 인사가 대거 참석한 뜻깊은 자리였다. 10년 전 직접 체신부 간판을 내린 윤동윤 전 장관의 건배 제의에서부터 진대제 장관이 부총리에게 공로패를 전달하는 생뚱맞은 장면도 나왔는데 사회자는 다소 불경스럽게 보였는지 이 장면을 이번 국정감사의 감사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재담으로 넘기기도 했다.

 약간은 식상하지만 돌이켜보면 30년 전만 해도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IT산업이 우리 모두의 노력과 헌신으로 이미 초고속 인터넷 환경의 고도화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IT강국으로 발전하였다. 또 광대역 네트워크와 IT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이동전화 단말기, TFT LCD, 디지털TV, 인터넷 게임 등은 세계 1등 상품으로 부상하여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세계 일류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장벽과도 같았다. 당시 시스템 개발자들이 새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해도 6개월이 채 지나기 전에 더 훌륭한 외산 제품이 쏟아져 나와 허탈감에 빠지곤 했다. 아무리 해도 안 된다는 자포자기 심정이었다. 선진 외국 제품을 열심히 모방하여 시간차 이익을 내자는 것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초고속 인프라가 구축되고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벤처의 꿈은 하나씩 이루어졌다. 대기업 역시 반도체와 휴대폰, LCD 등으로 이어지는 수출 성과가 연봉의 3배라는 엄청난 인센티브로 이어졌다. 넘지 못할 세계의 장벽은 없었다.

 이번 IT 신년회를 지켜보면서 IT 수준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자못 궁금했다. 동참했던 외국인들은 이 저력에 전율했을 것이다. 자그마한 나라, 천연자원조차 제대로 나지 않는 나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전국 어디에서도 이동전화가 터지며 인터넷 이용률도 높다. 건배와 덕담으로 이어진 모든 행사 일정이 ‘IT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의 선봉장’이라는 구심점으로 모아졌다.

 올 한 해는 특히 휴대인터넷, 전자태그(RFID) 등이 폭발적인 수익모델을 만들면서 8대 서비스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질적으로 돈이 되고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는 영역은 서비스 부문이다. 이들 서비스는 3대 인프라, 와이브로 등에 기반을 두고 세계가 놀랄 만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제2의 성장 모멘텀이 형성되었다고 본다. 올해를 시작으로 서비스 창출, 인프라 구축, 기술 개발을 상호 보완적으로 연계해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디지털 라이프를 본격화하여 IT산업의 선순환 구도를 정착시키고 발전모델을 확산시켜 나가면서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겨 보자.

 2005년이 시작된 지 이미 한 달이 지났지만 음력 설은 며칠 앞두고 있다. 연초에 구상했던 올해의 목표가 벌써 무너졌다면 다시 한 번 가다듬고, 아직 계획이 없다면 설 연휴 동안 다시 계획을 세워 보자. 설이 지나면 더 많은 사람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싶다. 우리도 유리잔이 아닌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수준인 크리스털 잔으로 와인을 먹을 그날을 한번 앞당겨보자.

◆신상철 한국전산원 IT인프라구축단장 ssc@n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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