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국가 R&D 평가과제

정부는 ‘2008년을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의 선진한국 건설의 해’로 정했다. 그 실천 전략의 하나로 연구개발(R&D) 등 지식산업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자해 왔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년대비 8.15% 증가한 5조6971억원의 국가 R&D 예산을 투자했다. 이 수치는 증가율로는 미국(8.1%), 영국(1.4%), 일본(0.8%) 등 주요국 중 가장 높으며, 총예산 대비로는 4.81%로 미국(5.47%), 일본(6.2%)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가 R&D 예산 규모로는 미국의 27분의1, 일본의 7분의1, 영국의 3분의1 수준에 머물고 있고, 민간기업의 R&D 투자규모도 삼성전자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3분의1, 현대자동차는 미국 포드자동차의 약 10분의1에 머물고 있다. 우리 기술을 세계 최고의 기술과 대비할 경우 평균 65% 수준이며, 기술격차는 약 6년이나 된다. 정부가 유망하다고 선정한 차세대 성장동력 10대 산업과 관련된 59개 핵심기술도 최고 기술대비 70% 정도의 수준이다. 또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99개의 고도핵심기술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일류기술을 보유한 국가로는 미국이 88개, 일본이 16개, 유럽이 16개 등이며 우리나라는 단 한 건도 없다.

 예산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우리나라 입장에선 투자의 효율성이 초미의 관심사다. 따라서 이제는 투입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R&D 투자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이미 해외 선진국들은 국가연구개발투자에 대한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평가시스템을 개발해 운용해 오고 있다.

 미국은 1993년 정부성과효율화법(GPRA:Government Performance Result Acts)을 제정해 각 정부부처에 대한 성과평가를 실시하고 있고, 영국은 ROAME-F 지침에 따라 모든 연구개발사업의 평가를 제도화하는 등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일관성 있는 평가지침을 제공하고 사업 전반에 대한 평가노력을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연구종료 후 6년 동안 2년마다 추적평가를 실시(선진기술프로그램:ATP)하고 EU에서는 CSE(Continuous and Systematic Evaluation) 시스템을 통해 개발완료 후 성과활용의 현황과 파급효과 등을 분석·평가하기 위한 추적평가를 실시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프로그램 운용 및 차년도 예산에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전략적 추진을 위해, 지난해 국가과학기술행정체제를 개편해 연구개발 예산의 조정 배분체계의 효율화를 도모했다. 또 연구개발 투자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가연구개발 활동에 대한 평가체제를 투입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가칭 ‘연구개발성과평가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즉 지난해가 성과 중심의 R&D 투자효율성 제고를 위해 하드웨어 시스템을 구축한 해였다면, 올해는 R&D 평가모델을 선진화하고, 평가관리 시스템을 혁신하는 소프트웨어시스템을 구축하는 해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가 R&D 평가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한 과제로는 △연구개발의 전략성 강화 및 투자효율성 제고를 위한 사전 연구기획의 강화 및 이를 위한 산·학·연·관의 협력체계 구축 △중장기 대형과제의 경우 지정과제 선정시 사전 경제성 평가부문 강화를 통한 핵심기술분야 도출 및 평가정보 DB 구축 △전자평가시스템 및 영상회의 도입을 통한 R&D 평가품질의 혁신 △R&D 지원과제 및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와 평가결과를 피드백하는 성과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들 수 있다.

 지난해가 국가과학기술혁신체제 개편 및 연구개발성과평가법의 입안 등 성과 중심의 R&D 투자 시스템을 위한 하드웨어가 구축된 해라면, 올해는 이러한 기반 위에 R&D 평가기관을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구축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장 김동철 dckm@mail.itep.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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