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사상 최대실적을 올렸다. 순이익도 반도체 부문을 매각했던 99년을 제외하면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이동단말 부문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전년보다 17.7% 증가했다.
LG전자는 25일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매출 24조6593억원 △영업이익 1조2497억원 △경상이익 1조8546억원 △순이익 1조52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또 올해 매출목표를 작년보다 20% 가량 늘어난 28조∼30조원으로 늘려 잡고 총 3조5000억원(시설투자 1조7000억원, R&D 1조8000억원)을 투자해 디지털TV와 PDP, 이동단말 부문에 주력하기로 했다.
◇최고 효자는 정보통신=지난해 실적 중 부문별로는 △정보통신이 9조2327억원 △디스플레이&미디어 9조372억원 △어플라이언스(생활가전) 6조2156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보통신의 경우 전년보다 매출이 56.6%나 증가했으며, 이동단말부문 매출은 북미 및 유럽지역의 3세대 단말기 판매호조로 전년대비 61.1% 증가한 8조3512억원으로 5년 연속 45% 이상의 고성장세를 유지했다.
반면 디지털 디스플레이&미디어부문은 디지털TV·PDP·광스토리지 매출증가로 전년보다 6.9% 늘었고, 가전도 휘센에어컨·트롬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영향으로 10.0% 증가했다.
영업이익에서도 정보통신이 6103억원, 디스플레이&미디어 2892억원, 생활가전 4480억원으로 집계됐다. 생활가전은 사업부문별 실적발표가 시작된 2001년 이후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주력사업에 더욱 집중=LG전자는 올해 3조5000억원(시설투자 1조7000억원, R&D 1조8000억원)을 투자해 디지털TV와 PDP·이동단말 부문에 주력하기로 했다. 시설투자는 PDP 3기 라인과 평택 단말기 통합생산라인의 신축 및 증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등에, R&D는 PDP와 LCD TV 제품·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3세대폰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첨단 사업분야 강화를 위해 작년보다 15% 많은 3000여명의 인력을 새로 채용할 계획이며, 이 중 90%를 R&D 인력으로 채우기로 했다.
◇휴대폰 4위에=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4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GSM(유럽식이동통신방식) 부문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4분기에 총 1392만대의 휴대전화를 공급했다.이는 3분기 6위였던 소니에릭슨(1260만대)은 물론 이달 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4위 지멘스(1100만대 추산)에 앞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4442만대로 2003년의 2741만대에 비해 62%나 증가했다. 이 밖에 3세대(3G)폰 등 고기능 첨단 제품의 출하가 늘어나면서 ASP도 18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고 LG전자 관계자는 덧붙였다. LG전자는 올해 작년대비 40% 증가한 6200만대를 공급할 계획이며 특히 GSM 단말기의 공급을 늘려 CDMA와 GSM 비중을 5 대 5로 맞출 계획이다.
다음은 LG전자 재경부문장(CFO) 권영수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올해 승부사업은.
▲PDP 3D 라인에 50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 전체 3조5000억원 가운데 50% 이상을 디지털TV, PDP, 이동단말 분야에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미 이동단말 분야는 2∼3년 전에 승부를 걸겠다고 발표한 이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률에서 상당부분 개선돼 승부사업으로서 가능성이 엿보였다.
아직 디지털TV가 투자한 만큼의 ROI가 나오지 않고 있고, PDP도 BEP를 밑도는 수준이지만 나름대로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 외 텔레매틱스나 홈시어터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에 DDM에서 DM본부를 별도로 분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환율이 올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 같은데.
▲작년에는 환율 때문에 (경상이익에) 1000억원의 차질이 생겼다. 올해는 연평균 환율 예상치를 970∼980원으로 잡았다. 좀더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어 올해는 여파가 크지 않으리라고 본다.
―PDP사업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PDP 공급과잉이 계속되고 있고 투자수익률도 높지 않은데,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내부에서도 PDP사업에 대해 고심을 많이 하고 있다. LCD와 슬림형 CRT 때문에 PDP의 입지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공급과잉도 계속돼 마진폭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렵고, 연간 250만대(현재 150만대) 생산규모까지 가지 않고는 BEP를 맞추기 어려울 것 같다. 현재로는 원가혁신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한다.
―가전사업 실적이 좋지 않다. 환율 여파이기도 하겠지만, 대응책이 있는가.
▲원자재가 인상, 리콜 파문, 환율 하락으로 가전사업 실적이 당초 기대를 훨씬 밑돈다. 영업이익률이 한때 15%를 기록했던 것이 작년에는 7%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GE 같은 외국기업에 비하면 나은 편이지만, 앞으로도 영업이익률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LG전자는 주로 해외에서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마케팅을 구사하는 한편, 가격인상도 단행하고 있다. 또 원가절감 및 고부가 제품 출시를 통해서도 해결책을 찾고 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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