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인터넷을 개방하라

지난해 9월 경찰청장은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이 직접 운영하고 있거나 친북 성향을 가진 인터넷 사이트가 43개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후 정부는 예방 차원에서 지난해 11월 친북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올 초 친북 사이트 논란이 다시 일고 있는 가운데 차단 조치를 해제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남북 관계는 여러 요인 때문에 서로 신뢰를 쌓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선입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북한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객관적으로 보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작은 일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그러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친북 사이트에 대한 폐쇄 조치도 이 연장선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차단하고 있는 친북 사이트의 자유로운 접속을 보장해야 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물론 현행법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남북 간 IT교류의 현장에 서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터넷을 개방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접속과 폐쇄 등 인터넷상에서 발생하는 일들은 네티즌의 자발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그러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숙해 있다고 본다. 인터넷의 가장 큰 특징은 양방향성이다 인터넷을 통한 여론 형성과 전파는 매우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고, 이러한 흐름이 실제로 우리 사회를 바꾼 예는 상당히 많다.

 인터넷에서 어떠한 사안을 논의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네티즌이 결정한다. 물론 인터넷과 관련해 부정적인 현상들도 있지만, 그러한 부분 역시 네티즌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떠한 내용이 유익하고, 유익하지 않고 하는 문제는 다수 네티즌의 동의와 이성적 판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친북 사이트 논란도 마찬가지다. 남과 북의 특수한 관계로 인해 모든 것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인터넷상에서만큼은 가능한 한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판단은 네티즌에게 맡겨야 한다.

 둘째로 친북 사이트 차단 조치를 해제해야 하는 이유는 북한 연구자들 입장에서 자료 제공의 장이 막힌다는 부분을 들 수 있다. 북한을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의 공통된 고민은 자료의 부족이다. 북한을 연구하고 북한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기본 자료를 수집한 뒤 분석해야 하지만, 그러한 자료는 북한 체제 특성상 극히 제한적이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제공되기 때문에 자료를 얻기가 무척 힘들다. 그나마 그런 자료를 얻을 수 있는 통로는 인터넷인 것이다.

 북한 경제 변화를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조선신보(조총련에서 운영)에조차도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 연구에 많은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물론 북한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료를 수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 연구가 예전에 비해 광범위해지고 있고, 개성공단 등이 본격적으로 가동됨으로써 북한 연구자 층이 탄탄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이러한 조치는 많은 부분에서 안타까운 결과를 낳고 있다.

 인터넷을 차단하는 것은 소아적인 생각이다. 그만큼 우리가 자신이 없기 때문에 아예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자신이 없어 해야 할 당사자가 우리인가. 우리 국민의 성숙한 민주의식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국민을 믿어보는 것이 현명한 조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유완영 유니코텍 사장 jamesu6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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