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u코리아를 향한 또 다른 준비

을유년 닭의 해가 밝았다. 장기간 지속된 경기침체 속에서도 미래와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몸부림쳐 온 우리 민족에게 희망의 소식으로 가득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인터넷은 이제 전세계 8억명의 이용자가 국경을 초월해 통신할 수 있는 체계로 발전했고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필수 공공재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는 IT강국답게 초고속 인터넷 가입가구가 1200만을 넘어섰으며 인터넷 이용자가 3100만명에 육박한다. 이를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사이버뱅킹, 온라인증권, e러닝 및 온라인게임 등 다양한 응용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 IT수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743억4000달러를 달성해 어려운 국내 경제에 큰 희망을 안겨주었다.

 인류는 역사상 네 번째로 커다란 변화를 맞고 있다. 바로 유비쿼터스 혁명이다. 모든 공간의 사물이 지능화되고,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유비쿼터스 환경의 기반자원인 IPv6와 RFID 관련 기술 개발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으며 IT분야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첨단 기술의 적용과정에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모든 기술은 인류번영을 위한 것이며 인간의 행복 증진에 기여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는 점이다. 기술은 경제와 산업은 물론 정치를 변화시키고 사회와 호흡하며 문화·예술 속에 묻어날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진다. 그런 면에서 ‘IT강국, 인터넷강국’은 양적 성장에 치우친 허울이 아니었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정보통신기술을 인류 번영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고민을 함께 해야 할 때가 됐다. 2000년부터 한국인터넷진흥원을 중심으로 개최되고 있는 ‘인간·사회@인터넷 국제학술제’는 새로운 미래사회의 합의체계 구상을 위한 ‘인터넷 거버넌스’ 논의의 장이 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정보사회 세계정상회의(WSIS)가 활동중이며, 바람직한 인터넷 거버넌스 실천을 위해 UN차원의 워킹그룹도 운영중이다. 이런 움직임은 정보사회가 고도화됨에 따라 발생 가능한 문제점의 심각성과 영향에 대해 국제사회가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보통신부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달성과 디지털 웰빙을 위해 추진하는 IT839 전략에는 ‘인터넷’ ‘모바일’ ‘컨버전스’ ‘IPv6’ ‘RFID’ ‘유비쿼터스’의 개념이 녹아 있다. 따라서 IT839 전략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미래사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관련 산업 간 협력을 이끌어내 추진력을 배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지식기반사회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정보사회에 대한 비전과 균형잡힌 정보화 정책을 인터넷 거버넌스 차원에서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인터넷의 사회 전반에 대한 영향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앞으로 인터넷의 사회적 파급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IT839 전략이 성공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달성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막강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더라도 오히려 이 인프라가 악영향으로 작용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기존 인터넷이 물리적 인프라였다면 현재 인터넷은 사회·문화적 인프라라고 말할 수 있다. 사회·문화적 인프라의 합리적인 운용을 위해 지식정보사회의 기반체제를 만드는 것은 시급하고도 중차대한 문제며 우리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다.

 최근 동남아지역에서 발생한 지진과 해일로 수십만명이 죽고 수백만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자칫 부존자원의 부족이나 좁은 영토에 대한 불평이 있을지 모르나, 우리 민족의 터전으로 대대손손 이어온 한반도가 매우 복받은 곳이며 더욱이 지식정보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핵심국가로 세계가 부러워한다는 점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마음으로 지구촌의 아픔을 나누고 피해국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의 강점을 살려 피해국의 IT기반 복구 및 네트워크 구현을 적극 지원해 우리의 IT기술과 문화를 전파하고 따뜻한 사랑을 나눈다면 진정한 ‘인터넷강국’으로 한걸음 나가게 되는 것이다.

송관호 한국인터넷진흥원장 khsong@ni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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